내가 살던 용산 평화 발자국 2
김성희 외 지음 / 보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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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용산 / 김성희 외 5명

 

 

검찰청법에는 검찰을 공익의 대표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이 단순히 소송의 일방 당사자가 아니라, 진실을 찾아내고 정의를 실현하는 공익 기관이라는 의미이다. 용산참사의 경우, 피고에게 유리한 증거는 증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숨기고 피고에게 불리한 증거만 제출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지금이라도 공익의 대표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P.37-

 

1.

 

 대학교 1학년 철없던 새내기시절, 무거운 DSLR 들고다니는 기자단이 부러워 동아리에 가입했었습니다. 이것 저것 호기심이 많았던때라 용산참사 현장에도 수습기자 역할로 갔었는데요. 별생각 없이 도착한 그곳에서 저는 끔찍한 관경을 목격했습니다. 아비규환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모습이였습니다 아무데나 널부러져 누워있던 사람들, 그 사람들을 끌어내려는 전경들 그리고 고함소리 같은 세상일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암울했습니다. 책에서나 봤을 법한 일에 믿고싶지 않았습니다. 전경의 입장에서, 철거민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고 함께 분노했으며, 그에대한 기사도 신문에 내보냈었습니다. 하지만 영원할줄 알았던 충격적인 기억도 시간이 지남에 잊혀져갔었습니다. 남의 일이라 치부했던 저에게, 그 잊혀짐은 너무나 당연했을겁니다.


 

 

국가가 추진하는 '개발'이란 사회의 가장 약자들에게 싸움을 걸어 이들을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랬어. 우린 말없이 시키는 대로 비켜주고, 피해 가고 물러나 주는 것 뿐이지, 우리가 다른 걸 선택할 수 없는 거야. 하지만 우리가 살아온 나날도 어디 견줄 데 없이 소중한 것인데...

 

-P.65-

2.

 

 책은 6명의 작가들이 만화의 형식으로,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책은 무척이나 가슴이 쓰립니다. 꿈을 안고 용산에 터를 잡은 사람들. 어느날 정부는 재개발이라는 명목하에 그들의 꿈을 깡그리 짓밟습니다. 재개발이라는 것이 나쁜것은 아닙니다. 정당한 대가와, 조치가 취해진다면 그것은 이주민들에게도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턱도없는 보상금을 제시하고 용역 깡패들을 불러 행패를 부리는 우리내 현실은 그런 이상적인 '재개발'과는 많이 다릅니다.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용산참사에 피해자들을 테러리스트라 칭하며 그들을 무너뜨렸습니다. 그들이 정말 테러리스트였을까요. 그렇다면 그들은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테러리스트였을 겁니다.

 

 과연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내가 배운 사회교과서 속에서는 이런식의 아픈 이야기들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국가의 긍정적인 면만을 보여줬지요. 이렇게 생겨나는 애국심이 과연 옳은걸까요. 주변 이웃들의 아픈 이야기를 모른채하고 자신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심이 언젠가 역으로 나의 고통으로 다가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걸까요. 어쩌면 책을 읽으며 저는 그때의 그 충격적인 영상을 너무 쉽게 잊어버린 저 자신이 가장 원망스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상현아 아버지는 평생을 정직하게 살려고 애썼다. 정직한 게 죄라면 우리가 지금 벌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구나. 근데 상현아. 세상에는 지금 우리처럼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우리가 서로를 돕지 않으면 누가 우리를 도와주겠니...

 

-P.167-

3.

 

 얼마전 개봉한 <두개의 문>은 용산 참사를 다룬 다큐형식의 영화입니다. 상영관도 몇 되지않는 이 영화에 수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남기고 별점을 남겼더군요. 그중에는 논리적인 비판으로 영화를 평하는 사람도 있었고, 무작정 선동이라 평하며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회적 약자가 본인의 의지를 피력하면 좌빨로 낙인찍히는 세상이 참으로 무섭습니다. 얼마 남지않은 다음 정권에서는 이런 비극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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