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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도시기행 - 역사, 건축, 예술, 음악이 있는 상쾌한 이탈리아 문화산책
정태남 글.사진 / 21세기북스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이탈리아 도시기행 / 정태남
사실 이탈리아는 역사의 나라이며, 예술과 건축과 디자인의 나라이며, 음악의 나라이며, 종교의 나라이며, 와인과 요리의 나라이며, 강렬한 태양의 나라이며, 경치도 매우 아름다운 낭만의 나라입니다. 이와 같이 이탈리아는 여러모로 사람들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탈리아에서 오랜 기간 동안 살면서 전국 구석구석을 수도 없이 여행을 해왔고 또 각계각층의 수많은 이탈리아 사람들과 교류해왔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이탈리아를 제대로 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를 아직 주저하게 됩니다. 왜냐면 이탈리아는 보면 볼수록 보고 싶은 것이 자꾸 많아지고, 또 알면 알수록 알고 싶은 것이 자꾸 많아지는 나라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탈리아는 가는 곳마다 역사와 문화가 다른데다가 사람들의 기질과 풍경도 매우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단일국가라기보다는 여러 다양한 도시들이 연합된 ‘United Cities of Italy’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함을 모르고서는 이탈리아를 제대로 안다고 말할 수 없겠지요
-P.5-
1.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여러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는 관용어지만, 특히 여행을 할 때 명심해야 될 말입니다. 항상 여행지가 정해지면 그곳의 문화에 관련된 책들을 사고 공부를 합니다. 여행지의 역사, 건축, 예술, 음악 등은 그 지역만의 고유한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읽고나면 안정적인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여행이란 과정은 낯선 문화 속에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낯선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나의 것들과 비교하려면 안목이 필요합니다. 그 안목의 힘을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기초적인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비어있는 사람의 여행은 무언가가 결핍되어 있을수 밖에 없습니다. 같은 풍경을 보아도 느끼는 감정이 달라질 겁니다. 때문에 여행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공부하는 것 입니다.
2.
'이탈리아'라는 나라를 떠올렸을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피자와, 축구 그리고 산타루치아 정도였습니다. 유럽권의 국가보다는 인도나 동남아 같은 제 3국들이 관심국가였던지라 '이탈리아'에 관한 지식은 전무했죠.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전 피사의 사탑이 프랑스에 있는줄 알았답니다. 뭐 어쨌거나 지금은 제대로 알고 있으니 된거죠 뭐. <이탈리아 도시기행>은 '이탈리아'라는 나라를 여행해야되는데 시간은 없을때 한권의 책으로 이탈리아에 관해 충분한 지식을 여헹자의 마음과 가슴에 쌓아줄 무척이나 상냥한 책입니다.

어떻게 보면 베로나가 지니고 있는 진짜 무대는 '베로나'라는 도시 자체일지도 모른다. 고대 로마의 유적과 중세의 탑, 유서 깊은 다리, 종탑, 아치, 성벽, 성곽, 궁전, 광장,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진 저택과 아디제 강변의 탁 트인 공간, 도시 주변의 부드러운 푸른 언덕, 사랑의 낙서로 가득 채워진 줄리엣의 집과 그녀의 무덤이 있는 수도원 등 이 모든 것이 커다란 무대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P.65-
3.
이탈리아에서 건축업을 하는 작가의 이력은 무척이나 특이합니다. 국내 최고라 하는 서울대 졸업후, 유럽에 대한 동경과 열망으로 30년 이상을 이탈리아 로마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재건축에 대한 법률이 엄격합니다. 뭐든지 쉽게 밀어버리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유럽의 국가들은 증축을 하는데 있어서도 기존의 문화를 최대한 보존하는 식으로 개발을 한다고 하네요. 이토록 자기네 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유럽사람들. 그중에서도 유럽의 중심이라 할수있는 이탈리아는 문화의 보고입니다. 수많은 철학자들과, 과학자들, 예술가들이 태어났고 그들만의 문화를 꽃피웠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에서 활동을 했다는 이야기는 참으로 새로웠습니다.
4.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북부이탈리아, 중부이탈리아, 남부이탈리아 순으로 말이죠. 사실 경제적인 성장을 이룬 북부 이탈리아 사람들과, 실업률이 높고 낙후되어 있는 남부 이탈리아 사람들은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남부 이탈리아보다 월등히 앞서 있는 북부 이탈리아 사람들 일각에서는, 남부 이탈리아 사람들이 인문학에 소양이 깊은 것에 대해 일자리가 없으니 인문학이나 예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것이 아니냐면서 비아냥 거리기도 한다네요. 이렇듯 북부와 남부는 같은 나라임에도, 다른 나라처럼 느껴집니다. 작가는 책속에서 각기 다른 느낌의 이탈리아 18개 도시를 소개합니다. 각각의 도시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색을 뽐내며 유구한 문화와 역사를 자랑하는데요. 음악, 미술, 건축 등 여러 방면에서 훑어보는 과정이 무척이나 즐거웠습니다. 역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어있는데 서양 역사에 관해서는 기초지식이 없어서 이해하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유럽의 역사를 다룬 '로마인이야기'를 읽고 나서 보면 더욱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산타 루치아'나 '오 설레 미오'등과 같은 나폴리의 유명한 노래도 서민들의 노래이다. 다시 말해 거의 무명에 가까운 음악가들이 작곡한 것으로 음악적으로 아주 단순하다. 하지만 핏짜처럼 전 세계 모든 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핏짜와 나폴리 민유가 세계화 된 것은 전 세계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담순함'에 비결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P.308-
5.
이탈리아는 제게 낯설기만 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흔히 접하고 있는 문화와 가까이는 식습관까지 많은것에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처음 책 제목을 보고 여행 에세이인줄 알았는데, 에세이보다는 인문 서적에 가깝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무거울 수 있지만 작가의 위트넘치는(?) 필력과, 간결한 문장은 인문학적 소양을 퐁퐁 넓혀줍니다. 대학생의 로망 유럽여행을 가게 될 때를 대비해 꼼꼼히 읽어 두었습니다. 매력이 샘솟는 이탈리아 도시 기행을 대비해 다시 한번 꺼내읽어보고 싶은 책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