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성술 살인사건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시공사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점성술 살인사건 / 시마다 소지

 

 

사건의 상세한 경과는 나중에 기술하겠지만, 가장 섬뜩하고 이상한 부분은 수기대로 살해되어 일본 각지에서 띄엄띄엄 발견된 우메자와 가의 딸 여섯 명일 것이다. 게다가 그녀들은 수기에 있는 대로 시체의 일부분이 도려내졌으며, 시체에는 각각의 별자리를 의미하는 금속 원소가 곁들여져 있었다.

 

-P.54-

1.

 

(서평 전반적으로 스포 多)

 

지난주 '추.임.세'의 선정도서가 되었던 작품은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이였습니다. 작가의 최근 출간작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가 미스터리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전작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특급변소 누나의 제안으로 그중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주변 지인들의 등장 인물이 많아서 읽기 힘들었다는 말에, 사실 읽기전부터 어느 정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막상 읽어보니 주인공의 이름보다는 글씨체에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초반부와 중반부에 나오는 수기들의 글씨체가 왜그리 어지러운건지.. 혹시 새판이 나오게 된다면 이 글씨체는 꼭 좀 바꿔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결과적으로 눈이아프고 머리가 띵하긴 했지만,거기다 반전을 너무 쉽게 알아버렸지만 재밌었습니다. 제가 '소년탐정 김전일'을 보기전에 그리고 영화 '텔미 썸 씽'을 보기전에 이 작품을 봤다면 정말 하트 뿅뿅을 날리며 시마다 소지 쨔응을 외쳤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육각촌 살인 사건'은 제가 김전일 소년의 에피소드 중에서도 가장 사랑해 마지 않던 이야기였던 걸요.


 

 

네가 홈즈와 천문학에 정통한 것은 잘 알겠어. 그러면 누가 널 만족시킬 수 있을까? 브라운 신부는 읽었어?

"그게 누구야? 교회와는 인연이 없는데."

"파일로 반스는?"

"뭐? 무슨 반스?"

"제인 마플은?"

"맛있겠네,"

"메그레 경감은?"

"메구로 구의 경찰?"

"에리큘 포와로"

"숙취가 있을 것 같은 이름이군."

"도버 경감."

"처음 들었어."

 

-P.274-

2

  

이야기는 한 예술가의 수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점성술에 사로잡힌 화가 '우메자와 헤이키치'. 그는 자신의 예술적 만족을 위해 여섯 딸을 이용한 완벽한 존재 '아조트'를 만들려합니다. 각기 다른 별자리를 타고난 여섯 딸의 몸에서 별자리의 축복을 받은 여섯 부분을 절단, 하나의 여인을 만들려 하는 것이죠이후 화가가 남긴 수기대로 훼손된 딸들의 시체가 일본 각지에서 발견됩니다. 중요한건 이 딸들이 죽은 시점이 헤이키치가 밀실에서 시체로 발견된 이후라는 점입니다. 아버지가 딸들을 죽인것이 아니라면 과연 살인자는 누구일까요. 일본 열도를 들썩이게 했던 이 사건은 40년이 지난 뒤에도 풀리지 않습니다.

 

이 때 등장하는 인물이 '미라타이 기요시'입니다. 여느 탐정소설속 주인공들이 그렇듯이 이 '미라타이' 역시 재정신은 아닌듯 보입니다. 내노라 하는 탐정소설속 인물들을 희화화 하며, 약간의 우울증까지 갖고 있는 그의 모습은 홈즈를 연상시킵니다. 미라타이를 돕는 '이시오카 가즈미'의 시점에서 사건이 진행되는 것 역시 홈즈의 짝궁 왓슨을 보는 듯 합니다. 이 두 인물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잘 짜여진 플롯 속에서 독자들은 이리저리 머리를 써가며 범인을 추측해 봅니다.


 

 

첫 번째 도전장

 

조금 늦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완벽한 페어플레이를 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 사람이라도 많은 독자에게 이 수수께끼를 풀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어, 나는 이쯤에서 그 유명한 단어를 쓰겠다.

 

"독자에게 도전한다."

 

이제 와서 말할것도 없지만, 이미 독자는 완벽 그 이상의 자료를 얻었다. 또한 수수께끼를 풀 열쇠가 아주 노골적인 형태로 독자의 눈앞에 제시돼 있다는 것도 잊지 마시길.

 

-P.412-

3.

 

모든 단서가 다 주어졌을 때 작가는 우리에게 도전장을 던집니다. 그런데 이 신체훼손의 트릭이 한국에선 너무 빈번하게 사용되었는지 충분히 유추가 가능합니다. 엥간히 둔한 사람도 책에 실려있는 그림들을 본다면 아 대충이런 내용이겠구나 짐작할 정도니까요. 그런데 중요한건 그 트릭들의 원조가 바로 이 작품 <점성술 살인사건>이라는 겁니다. 김전일이가 무단 도용한 이 트릭 때문에 작품의 고향인 일본에서도 난리가 났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작위적이지만 비극적인 요소로 마음을 움직이는 김전일이가 더 좋기는 하다만, 뭔가 얄미워 지는건 어쩔수 없습니다.

 

모임에서도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찾아 읽는 멤버들은 쉽게 범인을 유추할 수 있어 재미가 반감되었다 말했지만, 이 트릭이 처음인 멤버는 무섭고 신선했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추리소설 입문용으로 트릭을 모르는 분들은 즐겁게 읽을수 있는 책일것 같았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 역시 아직 접하지 못했는데 부지런히 찾아 읽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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