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도 : 연옥의 교실
모로즈미 다케히코 지음, 김소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라가도 / 모로즈미 다케히코

 

"그래요. 전원이. 전원이 범인입니다. 서로 입을 맞춘 거예요. 학대는 없었다고. 그래서 다들 속는 거죠. 세상도 경찰도. 아무도 믿어주질 않아요. 아무것도 해주지 않아요. 경찰도 법정도. 그래서 제가 직접 한 겁니다. 형사님, 저는 형사님한테 그리고 세상 사람들한테 묻고 싶습니다. 제 딸아이의 원통함을 풀려면, 그것 말고 또 어떤 방법이있었나요?"

 

-P.68-

 

1.

 

(스포 有)

 

요즘 학생들은 예전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또한 뉴스에서 나오는 기사들도 불과 얼마전이였던 나의 학창시절과는 많이 다르구나 라는 걸 실감하게 합니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교사는 학생을 추행하고. 믿을수 없는 사실들이 현실속에서 벌어집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학생의 인권이 중요하다고 체벌을 없앴지만 이후 좀 더 많은 범죄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체벌이 필요하다의 논란을 떠나서, 좀 더 효율적인 교육체제가 필요한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문제는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중요한 사항인가봅니다. 민감할수 있는 소재를 다룬 이야기가 미스터리 문학 대상을 수상한것을 보면 말이죠. 소설 <라가도>는 바로 이런 상황속에서 일어난 한 학급의 비극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당신의 행동은 최고였어. 후지무라 아야가 그 똥통 같은 반에서 유일하다고 해도 좋은 선량한 학생이었다는걸 모르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어. 똥통이라고 해버렸네. 그 반은 똥 같아. 지금의 일본 중학교 대부분이 똥이듯이 말이지. 그 똥통 속 천사 같은 존재였던 후리무라를 '악역'으로 만들어냄으로써 사건을 수습하려 한 경찰은 능구렁이 같은 게 고단수라면 고단수지만 말이야.

 

-P.94-

 

2.

 

명문 사립중학교 교실에서 학생 2명이사상을 당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사건의 범인은 몇 달 전 자살한 학급의 일원 리나의 아버지. 만취상태로 현장 체포된 범인은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학급의 아이들 또한 공포에 질려 증언이 엇나갑니다. 경찰은 모형세트를 지어 사건 현장을 재현하지만 그 역시도 내부 고발로 인해 중단되지요. 이에 방송 제작자 고다가 진상을 밝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며 담임교사와 학생들 학부모와 학교 재단까지 모두를 조사합니다. 하지만  조사할수록 진실은 멀어지는것 같습니다. 집단 따돌림의 문제인줄만 알았던 문제가, 학교의 재단과도 연결된 큰 문제로 이어집니다. 선한 희생양인줄로만 알았던 학생은 아이를 따돌린 주동자로 몰리고, 반의 보스라 일컬어지던 학생은 피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 엇갈리는 진술 속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요.

 

 

 

왜 아무도 아무 말도 않는 걸까요. 이건 이상하다, 어디가 이상하다, 어떻게 해야 된다고 왜 소리 내어 말하지 않는 걸까요. 혹시 제가 이상한 건가요. 저를 포함해 학생이란, 압도돼야 할 때는 압도돼야만 합니다. 조용히 하라고 하면 입을 딱 다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이는 힘을 누군가가 가져야만 합니다. 누군가가.

 

-P.298-

 

3.

 

책은 본문에 93개의 그림을 함께 배치하여 독자가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표는 소름끼치는 진실을 좀 더 인상적으로 접할 수 있게 도와주지요. 가독성도 탁월하지만 책은 엉성하다는 느낌이 상당히 많이듭니다.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있지만, SF적인 요소도 들어있고, 답답하기만 한 주인공들의 성격도 그렇고 그닥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학교의 문제점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있다는데는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실종, 집단 따돌림, 은둔형 외톨이, 재단 비리와 학부모 거래 등 충격적이고 시사적인 소재는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현실이니까요. 지금 내 주변의 공기는 어떨까요. 나는 과연 주변의 공기에 섞이지 않은 사람인걸까요. 묘한 의구심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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