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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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맨 / 요 네스뵈

 

 

 

곧 첫눈이 내리고 그가 다시 나타나리라. 눈사람. 그리고 눈사람이 사라질 때 그는 누군가를 데려갈 것이다. 당신이 생각해봐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누가 눈사람을 만들었을까? 누가 눈사람을 만들지? 누가 무리를 낳았지? 눈사람은 모르기 때문이다."

 

-P.105-

 

1.

 

(스포 有)

 

지구 온난화로 세상이 점점 더워지기 때문일까요.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출판계에 새롭게 떠오르는 키워드는 '북유럽 소설'입니다. 얼마전 읽은 <우아한 제국>부터, 서평을 미뤄둔 밀클의 <최면전문의>까지 출판사의 간판 도서들을 죄다 이 '북유럽 소설'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식의 빠르고 전형적인 스릴러의 성격에서 벗어나 인물의 내면을 관찰하는 순문학적 성격까지 갖춘 '북유럽식 스릴러'는 기존에 우리가 읽던 구조와 다르기 때문에 독자에게 낯설게 느껴질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낯섬의 고비를 넘겼을때 독자는 작품에 좀 더 몰입할수있게 됩니다. 그리고 언제 읽었냐는듯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훌쩍 넘기게 되죠.

 

비채에서 야심차게 출간한 요 네스뵈의 <스노우 맨>은 이 '북유럽 스릴러'의 특징과 구조를 매우 잘 이용한 스릴러의 정석과 같은 책입니다. 특별한 반전이라던지 할만한 내용은 없지만, 자근자근 심장을 조여오는 이야기의 구성과, 작품 전반에 풍기는 서늘함은 전형적인 스릴러에 '요 네스뵈'만의 개성을 살려 넣은 멋진 작품이였습니다.

 

 

 

내 영혼의 도플갱어로군. 뮐레르 닐센의 설명을 들은 해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위험한 음주 습관과 까다로운 성격, 외톨이, 믿을직스럽지 못하며 의심스러운 도덕성, 그리고 오점투성이의 인사 기록까지 그와 똑같았다.

 

-P.244-

 

2.

 

이야기는 첫 눈이 내리는 오슬로의 풍경으로 시작됩니다. 불륜을 저지른 여자가 아이가 기다리는 차로 돌아왔을때, 그녀는 눈사람을 보게됩니다. 왠지 모르게 스산한 느낌의 눈사람. 그리고 여자들이 하나씩 실종됩니다. 그리고 잔혹하게 살해된채 발견되지요.

 

북 트레일러의 내용을 요약한 출판사의 소개문이 무척이나 소름끼쳤고, 먼저 읽은 주변분들의 극찬에 사실 책넘기기가 많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스릴러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독서 취향때문에, 극찬받은 스릴러물도 실망하기 일수였기 때문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척이나 좋은 작품임은 분명하지만 저한테는 맞지않는 책이였습니다.

 

이웃인 훙치님의 말을 빌리자면 '상당히 영리하게 플롯을 짜내려간 책'이 바로 이 <스노우 맨>입니다. 어느 장면 하나도 버릴것 없는 모든 장면이 결국 하나의 이야기를 위해 연결되는 구조의 완벽함은 읽는내내 심장을 조여왔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예상 가능한 범인과, 납득하기 힘든 소시오패스의 살인동기, 거기에 전형적인 형사 캐릭터는 아쉬움이 남는 요인이였습니다. 스릴러라는 장르의 특성상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인것은 어쩔수 없었겠지만 말이죠.


 

요나스는 식탁 의자에 올라가 밖을 내다보았다. 정말로 집 앞 잔디밭에 눈사람이 있었다. 엄마의 말처럼 커다란, 대형 눈사람이었다. 눈과 입은 조약돌로 코는당근으로 만들었다. 모자도, 목도리도 두르지 않은 채 산울타리에서 꺾은 나뭇가지로 만든 듯한, 앙상한 팔 하나만 있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이상했다. 바라보는 방향이 잘못됐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눈사람이란 원래 길가 쪽, 그러니까 열린 공간을 바라보며 서 있는 법인데.

 

-P.39-

 

3.

 

'해리 홀레'라는 주인공의 이미지가 상당히 강렬했기 때문일까요. 책을 덮은 뒤 시리즈의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위험한 음주 습관과 까다로운 성격, 외톨이, 믿을직스럽지 못하며 의심스러운 도덕성, 그리고 오점투성이의 인사 기록을 지닌 주인공. 그가 그토록 열정적으로 사건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때문일까요. 작품에 언급되는 다른 인물들과의 이야기를 함께 찾아가면 답을 찾을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릴러가 아닌 다른 장르의 작품도 무척이나 잘 소화해 낼 것 같은 '요 네스뵈'. 만능이라 불리는 그의 다음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더운 여름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서늘한 북유럽의 스릴러 <스노우 맨>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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