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 이미 시작된 미래
루안 웨이 지음, 정지영 옮김 / 미래의창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년 2월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 선언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 되었다. 이로써 발발한 전쟁은 단기간에 끝날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우리나라와 7,000km 이상 떨어진 나라들의 전쟁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먼 나라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전쟁의 여파는 지구를 돌고 돌아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바로 식량 문제였다.


체르노젬이라 불리는 흑토는 인산, 인, 암모니아가 풍부한 부식토로 이루어져 있다. 이 검고 영양분 풍부한 토양은 우크라이나이의 광활한 영토를 비옥한 땅으로 만들었다. 이 비옥한 땅에서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많은 밀 수출을 해왔었다. 물론 전쟁이 나기 전까지의 일이다. 전쟁이 이 비옥한 밀 농장을 초토화 시켰고, 밀 공급도 급격하게 감소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밀을 주식이라 해도 될 만큼 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밥심으로 살아간다는 말은 옛말이 되고 있다. 요즘은 빵심으로 산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 모른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미국, 캐나다 등 농업 선진국의 광활한 영토에서 자동화 시스템에 의한 대량생산된 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곡물 및 식량자급률은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쌀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밀과 옥수수의 경우 자급률이 1%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식량의 생산 및 재고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여 국민의 식량을 위협하는 외부의 요인에서 국민을 지키는 일'을 가리켜 식량안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나라의 식량 안보의 실태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세계식량안보지수는 39위, OECD 국가 중에서는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붕괴되고 있는 세계 식량 시스템이 불러올 인류의 생존에 대한 위협은 더 이상 가볍게 여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산업 구조가 계속해서 바뀌고 있지만, 농업은 절대 없어서는 안 될 나라의 근간이다. 농업은 어느 나라에서든 국민과 국토를 지키는 기반이다. 식량 위기가 턱 밑까지 다가온 시점에 우리가 어떤 태도로 이 위기에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의 쓸모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스튜디오오드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오랜 기간 여행 없는 생활에 갖혀있었다. 언제 다시 떠나 볼 수 있을까 갈망하며 아주 잠깐의 짧은 여행도 일상에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몸소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여행의 길이 활짝 열렸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원하는 곳으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오랜 기다림은 여행의 절실함을 가져왔고, 그 절실함은 여행의 의미를 깊게 새기게 되었다.



책의 저자 정여울 작가는 여행 베스트셀러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으로 잘 알려져있다. 10여년 전 신혼여행을 앞두고 여행지가 일부 겹쳐서 몇 번을 읽어보고 갔던 기억이 있다. 이번 『여행의 쓸모』는 여행을 삶의 일부로 여겼던 작가가 그 동안 여행을 떠나지 못해 답답했던 시간동안 다시 떠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여행에 대한 간절했던 마음을 여행을 통해 글로 담아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다시 떠날 수 있게 된 작가는 서둘러 티켓을 끊고,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은 긴 기다림 만큼 황홀하다. 책 곳곳에는 저자가 여행지에서 느끼는 순간의 감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자는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을 비롯해 미국의 뉴욕, 중남미의 도시들 곳곳을 여행하면서 여행의 설렘을 기록하고 있다. 중간 중간 이승원 사진작가의 사진들은 여행의 설렘을 더 실감나게 한다.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여행에서 돌아와 그 여행을 되새기는 데 있다고 한다. 여행 후 돌아온 일상에서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생활과 다시 마주할 때 불현듯 떠오르는 여행의 순간들은 삶의 활력이 되기도 하고, 다음 여행을 다시 떠나게 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여행을 하며 만나게 되는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 낯선 문화, 이런 낯선 것들이 여행에서는 흥미로움과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그 곳에 있는 나 자신도 그들에게는 낯선 존재일 것이고 그 낯선 존재끼리의 만남은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낸다. 낯선 것을 통해 우물 밖으로 나아가는 느낌, 알을 깨고 밖으로 나가는 느낌이 어쩌면 여행을 놓을 수 없도록 짜릿함을 주는지도 모른다.




여행을 통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남으로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잘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결국 현실에서 영원히 벗어나 살 수는 없다. 여행이 즐거울 수 있는 것도 다시 돌아올 집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의 예측불가함은 우리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삶을 대하는 경험을 하게하고, 고정관념을 벗어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여행을 통해 어떤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면, 아주 소소한 행복을 느꼈다면, 다시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면 그 여행은 충분히 의미 있고 아름다운 여행이다.





다시 떠날 수 있는 것보다 더 기쁜 것은, 다시 떠나기를 시작한 내 경험을 독자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이 그리웠다. 멀리 떠나갈 수 있는 자유보다 더 그리운 것은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조심스러운 다가감, 거리낌 없는 공감, 마침내 친구가 된 듯한 따스한 느낌이었다. 코로나 이후의 여행에 대해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기쁘다. 다시 떠날 수 있어서, 그 떠남의 기쁨을 함께할 수 있는 당신이 있어서, 한없이 기쁘다. 139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저자 유현준 교수를 처음 알게 된 건 알쓸신잡 시즌2에서 였다. 시즌1의 김영하 작가의 자리를 이어받아 알쓸신잡 시즌2에 합류한 저자는 본인 전공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각 지역별 건축에 대한 정보를 흥미롭게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유머스럽게 이야기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이후로 저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후에 출간된 저서들도 챙겨보게 되었다.

저자의 이전 저서들은 지금까지 어렵게만 느껴졌던 건축을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그냥 지나쳤던 생활 공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해주었고 앞으로 우리 나라의 건축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고민해보게 했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그가 건축가로서 그동안 감명 받았던 건축물들을 선정하여 담고있다.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 이렇게 3분류로 나누어 20명의 건축가가 설계한 30개의 건축물을 소개한다.

건축물을 보면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시대별 건축 자제의 변화를 알 수 있다. 건축물을 통해 그 당시의 문화 수준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세상에 대한 관점, 사회 시스템, 자원을 활용하는 기술 수준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20명의 건축가의 30개의 건축물들을 보면서 건축 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건축가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르 코르뷔지에는 철근 콘크리트로 콘크리트 기둥을 만들어 기둥식 건물을 설계하였다. 이때부터 이전의 벽을 구조체로 하는 건축에서 기둥 중심의 건축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이를 통해 벽이 주는 한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평면 구조 설계가 가능해졌다.



책에 소개되는 건축물들을 하나 하나 따라가다 보면 세계 곳곳으로 건축 기행을 할 수 있다. 유럽의 프랑스 파리에서 부터 롱샹, 피르미니, 마르세유를 거쳐 독일의 베를린, 쾰른, 스위스의 발스, 이태리의 베니스, 스페인의 빌바오. 북미로 건너가 미국과 캐나다. 아시아의 중국, 일본, 홍콩, 아부다비까지 유명 건축물들의 설계와 건축 방식, 구조적 특징, 건축가의 건축물에 대한 정신 등 겉에서 외관 만 봤을 때는 알수 없는 정보들을 다양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전 세계에 대략 11억개의 건축물이 있다 했을때 저자는 쟁쟁한 후보 중에서 30개를 고르느라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만큼 책 속에 소개된 건축물들이 저자의 표현처럼 보물 같은 건축물들임이 틀림없다. 우리 주위 가까운 곳에서도 나만의 보물을 선정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 : 인간은 외모에 집착한다 (5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어린이를 위한 뇌과학 프로젝트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정재승 기획, 정재은.이고은 글, 김현민 그림 / 아울북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에서 수백광년 떨어진 아우레 행성에 아우레인들이 살고있다. 이들은 수백년 전부터 행성에 떨어지는 우주 먼지로 인해 행성이 파괴되어 새로운 행성으로의 이주를 위해 연구를 해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태양계를 벗어난 보이저 1호가 웜홀을 통과해 아우레 행성으로 다가가게 된다. 보이저1호를 행성 부스러기로 착각한 아우레인들은 보이저1호를 파괴해 버리고, 그 잔해 속에서 지구에서 보낸 골든 레코드를 발견하게 된다. 골든 레코드에 담긴 메세지를 확인한 아우레인들은 지구 탐사를 떠난다.

지구탐사를 떠난 아싸, 바바, 오로라, 라후드 네 아우레인들은 지구에 착륙 후 지구인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눈,코,입의 개수와 위치가 모두 다른 아우린들에게 지구인의 외모는 모두 똑같아 보여 구분이 힘들다. 아우린들은 지구인들의 미세한 외형 차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지구의 강우 현상에 아우린들이 만든 텐트는 무용지물이었다. 비가 새는 텐트를 나와 노숙을 한다. 아우린들의 지구 정착을 위해 먼저 집이 필요했다. 이들은 공인 중개소를 찾아가지만 전 날 노숙으로 인해 몰골이 말이 아닌 이들은 문전박대 당한다. 지구에서는 집을 구할 때에도 외모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집을 구한다.

아우린들의 시선으로 본 지구인들은 외모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외모로 능력을 판단하고, 잘 생겼다고 판단되는 지구인에게 유독 관심을 보이고 특별히 감시를 한다. 더구나 잘 생겼다고 판단되는 외모를 가지면 남들의 부러움을 받고 생활에 이로운 점도 많다.

지구 밖에서 온 외계인의 시선에서 사람의 외모에 관한 뇌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점이 흥미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학자의 걷기 수업 -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에 대하여
알베르트 키츨러 지음, 유영미 옮김 / 푸른숲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자연 속을 걸으며 사색에 잠기는 시간을 통해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있다. 걷는 동안에는
각박한 현실에서 한 발 물러나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우리는 걷는 동안 온전한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사람들은 남들 보다 먼저 소유하길 바라고, 남들 보다 먼서 성공하길 바란다. 빠른 성취를 위해서 지금 당장의 행복은 미루면서 살아간다.

걷기는 우리의 삶과도 비교가 된다. '어딘가를 걷는 일의 즐거움은 목적 없음을 향유하는 것'이라는 말에서 처럼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부와 명예 등 외적 가치에 집착하거나 주위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불안감에 휩싸여 불행을 자초할 수 있다. 너무 과한 것을 쫓다보면 진정한 자아를 잃고 순간 순간의 기쁨을 놓치게 된다.



온전한 나를 되찾고, 소란한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 우리는 걸어야 한다.
저자는 바쁜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자연 속을 여유롭게 걸음으로써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많은 동서양의 철학자들이 이 단순한 신체 활동으로 찾을 수 있는 행복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루소, 괴테 등 걷기가 삶에 미치는 힘을 일찍이 발견한 사상가들 중에는 걷기를 열렬히 예찬한 이들도 많았다.



저자는 고대 철학자들이 설파한 행복에 이르는 방법을 걷기에서 찾는다. 걷기를 통해 삶의 난관을 돌파해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걷기라는 단조로운 운동이 주는 리듬을 느끼며 전진함으로써 점진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걷기는 평온하고 균형 있는 마음에 이를 수 있고, 일상의 근심이나 걱정을 잊을 수 있다. 걷기를 통해 ‘자기 인식’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이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위해 나도 일단 밖으로 나가 천천히 걸으며 나 자신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