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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 편의점 ㅣ 그림책이 참 좋아 111
김영진 지음 / 책읽는곰 / 2024년 9월
평점 :
<몽글몽글 편의점> 김영진그림책 책읽는곰

저는 솔직히 말하면 그린이가 나오는 그림책 시리즈를 예지에게 자주 읽어주진 않아요.
글밥이 좀 있고 길어서 읽으면 제가 좀 힘들거든요.
그런데 책이 재미있으니 다 읽자마자 예지는 매번 “또 읽어줘.”를 외치고
저는 또 힘들고. 그래서 아예 안 빌리기 안 보여주기를 좀 했었는데
얼마 전에 <오싹오싹 편의점>을 다시 읽었거든요. 역시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예지가 <몽글몽글 편의점> 표지를 보자마자 이거 읽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표지의 커다란 바나나 우유가 눈에 띄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다행히도 이전에 다른 책에서 느끼던 글밥이 많다는 느낌은 별로 안 들었어요.
그리고 역시나 처음 읽자마자 예지는 “또 읽어줘.”를 외쳤습니다.

이게 사진을 찍어서 위에 덧그린건지는 확인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김영진작가님 특유의 리얼한 그림... 정말 편의점을 보는 듯한
편의점 장면에 한번 놀라고...
미세하게 다른 과자 이름들에 한 번 웃고 하면서 그림책을 보았어요.
<오싹오싹 편의점>에서는 아이들이 자주 먹는 간식을 무섭게 표현하시더니
이번에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네요,
아빠랑 나눠먹으려고 바나나우유를 산 그린이의 마음이 너무 예쁘고
시간을 거슬러 아빠가 가장 외로웠을 시간에서 아빠를 만나 좋은 추억을 쌓고
돌아오는 것도 정말 좋았습니다.
그린이와 어린 아빠가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것도 느꼈어요.
나중에 제가 좋아하는 간식을 예지가 1+1이라 엄마랑 나눠먹으려고 사왔다고 하면
엄청 감동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처음엔 누가 아빠의 어린 시절이고 누가 그린이인지가 너무 헷갈렸어요.
둘 다 머리 모양도 비슷하고 덩치도 비슷하고 눈코입이랑 볼빨간 얼굴까지
비슷하게 생겨가지고 일란성 쌍둥이처럼 도저히 구분이 안 되더라구요.
초반에 몇 번 읽는 동안은 이게 아빠야, 그린이야?
계속 헷갈려하면서 읽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차이점을 찾았어요.
어린 아빠는 귀가 안 보이는 머리 스타일이고 그린이는 큰 귀가 보이더라구요.
잘 보면 그린이는 그린이라서 수영복도 초록색..
지금 생각해 보면 저렇게 큰 귀가 도대체 왜 안 보인 건지 이해가 안 되는데
처음엔 정말 구분하기 힘들었어요. 다시 보니 앞머리도 다른데...
몸무게도 비슷한 걸 보니 아빠도 어릴 때 잘 먹었나봐요.
아빠는 어릴 때 자기도 통통해놓고 그린이 살쪘다고 구박한건가요?
저는 바나나맛과 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바나나우유도 안 먹고
어릴 때 목욕탕에서는 남들 바나나우유 먹을 때 딸기 우유를 먹었거든요.
장수탕선녀님에서 요구룽도 이해 못 했죠.
고래밥도 가끔 사 먹었지만 저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쭈욱 홈런볼이 최애입니다.
그래서 내 취향은 아니니까 바나나우유랑 고래밥은 인기가 있으니까.. 라고 이해하면서도
왜 고래밥일까 궁금하긴 하네요. 나중에 작가와의 만남있으면 꼭 가서 물어봐야겠어요.
그런데... 고래밥 출시일이 1984년이던데 처음 먹어보는 그린이아빠는
의외로 나이가 많은가 봅니다. 어쩌면 작가님 기준일까요?
예지는 아빠 어릴 때를 만나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엄마 어릴 때는 사진을
봤으니까 아빠를 보고 싶대요. 아빠 어릴 때는 사진으로도 못 봤으니까.
예지는 아무한테나 가서 자기 소개도 잘하고 “나랑 같이 놀래?”하면서 금방
친구가 되니까 예지가 시간을 거슬러 어린 예지아빠를 만나도 정말 잘 놀 것 같아요.
저희 아빠는 딸만 둘이어서 목욕탕에 등밀어 줄 아들이 없는 게 그렇게 속상하셨다고
했었거든요. 가족여행에서 예지 아빠랑 처음으로 같이 온천 갔던 날 등 밀어 주는
사람있으니 너무 좋다며 37년만에 처음으로 여자들보다 늦게 나와서 웃겼던 기억도 있어요.
다음 주에 아빠랑 같이 여행 갈 계획인데 이 그림책 이야기 하면서 아빠 어린 시절 이야기 좀 들려달라고 해야겠어요.
제가 굳이 추천하지 않아도 김영진작가님 그림책은 재미있는 건 다 아실거고
새로나온 <몽글몽글 편의점>읽으시고 부모님의 어린시절은 어땠는지 이야기나눠보는
시간을 가지시거나 아이와 함께 본인의 어린시절을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몽글몽글 편의점>과 함께 잠시 시간여행을 다녀오세요.
마음이 몽글몽글 해질겁니다.
네이버카페 제이포럼에서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그림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몽글몽글편의점 #김영진그림책 #책읽는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