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처음 굴을 먹은 사람은 누구일까 - 인류 역사상 가장 기발하고 위대한 처음을 찾아서
코디 캐시디 지음, 신유희 옮김 / 현암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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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뻥끗하면 스포가 되버리는 책 리뷰, 시작합니다.

호기심 넘치는 사람이라면 궁금할 내용이 한가득 있었다. 모든 것에는 "처음"이라는 것이 있는데, 도대체 누가 최초인지 가끔 궁금해진다. 이미 나는 알고 있어서 자연스러운 것들을 누가 처음 했을까? 굴을 먹는다거나, 맥주를 만들고, 농담을 한 사람 같은게 궁금할 때가 있다. 왜냐면 내가 굴을 처음 봤다면, 아마 안 먹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의 신기한 점은, 이 모든 일이 일어난 시점이 생각보다 굉장히 엄청 먼 예전의 과거라는 점이다. 원시인이라고만 여겨졌던 사람들이 사실은 굉장히 영리하고 용감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물론 한편으로는 어리석고 무모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처음'이라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순간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인류는 모든 순간의 처음에 큰 의미를 두지만, 그것이 처음이 아닐 가능성도 있고, 오히려 인간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하다보면 실패를 하거나 무언가를 성취하게 될텐데, 그렇다면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사실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어떤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저녁엔 굴을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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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질문 -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임창덕 지음 / 텍스트CUBE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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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흐름과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던 책. 하지만 너무 거창하고 어려운 인문교양서가 아니라 굉장히 일상적이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위주로 서술이 되어있어서 좋았다. 벌써 2년이나 되었지만, 급작스러웠던 코로나와 맞닥뜨리며 모두들 막막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코비디보스, 코로나 블루 같은 신조어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앞으로 어찌될 지 모르는 이런 불확실하고 혼란한 시대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 길을 잡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길이 아니라 길을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어쨌든 변화를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겠지만, 거창한 노력이 아닌 생활에서 나 스스로가 실천할 수 있는 노력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사실 2021년을 맞이할 때, 만다라트 계획표를 짜려고 했었는데 생각만 하다가 말았다. 그래서 올해는 꼭 계획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 의외로 칸을 채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빈칸들이 채워졌다. 새해를 준비하며 읽기에 최고의 책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남은 단 하나의 질문은 무엇일까? 그건 조금 더 생각을 하며 찾아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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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악당으로부터 나를 구하는 법
정소연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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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 겸 공익 인권 변호사의 에세이를 읽었다. 진지하고 어려운 책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짧은 단편들의 묶음 쪽에 가까워서 쉽게 읽혔다. 주제가 무겁다고 해서 글까지 무거워야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가벼운 글로 느껴져서 많은 사람에게 읽혀지는 게 좋을 것 같은 책이었다.

노동과 인권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해서 성소수자와 약자 등등 특히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내용들이 많이 실려있었다. 나와 견해가 달라서 불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내가 아예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도 있어서 조금 놀랐다. 한 번도 내가 주류(?)라거나 기득권 쪽에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문제들이 많아서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역시 세상에는 다양한 견해와 목소리가 필요하다. 일어나는 모든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알 수는 없겠지만, 오늘 읽은 내용들에 대해서는 레이더망을 켜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과연 김초엽 작가님이 추천을 할만 했던, 견문을 넓혀준 감사한 책이었다.

덧, 아무리 변호사님도 집사는 집사구나 싶었다. 귀여운 고양이 에피들이 쉬어가는 코너 같아서 좋았다.

덧2, 김도트 작가님의 일러스트가 무거운 주제 사이에서 환기가 되어주어서 좋았다. 묘하게 글과 잘 어울리는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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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 - 식물과 책에 기대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마음을 어루만지다
제님 저자 / 헤르츠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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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탓일지도 모르지만 식물은 왠지 책, 산책과 잘 어울린다. 그래서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이 책 역시 식물과 책, 영화, 그리고 소박한 일상이 뒤엉켜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제목의 "겨우"라는 단어가 참 와닿는다. 글과 사진 하나하나가 참 소소하고 섬세한 들꽃 같아서, 뭐랄까... 들꽃 한 다발 같은 책이었다. 이 겨우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모은 책은 묘한 위로와 따스한 격려를 주었다.

힘든 시기, 흔들리는 일상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연말을 보내려 떠난 여행에서 아주 우아하게 시간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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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하게 잇다 조선 판소리 - 판소리 보여드립니다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 2
김희재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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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국악을 좋아했던건 초등학교 때 김덕수 사물놀이 공연을 본 뒤였다. 장구에 푹 빠져서 방학 동안 장구 수업을 들으러 다녔었다. 참고로 그 때 쓰던 궁채와 열채도 아직 가지고 있다!! ㅋㄷㅋㄷ 여튼 그뒤로는 잊고 있었는데, 너목보를 보다가 조선블루스, 서도밴드를, 씨름을 보다가(?) 두 번째 달 김준수, 팬텀싱어의 고영열을 알게 되고 최근 한국관광공사의 "Feel the Rhythm of Korea"영상이 흥하며 이날치를 접하며 본격적으로 국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다 최근 "풍류대장"이라는 본격 국악 예능을 방영했다. 국악 경연 프로라니.. 보면서도 재미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매화 감동에 눈물을 흘리고, 결승 투표까지 하며 열정적으로 응원하며 보았다. 그리고 그 풍류대장의 초대 풍류대장이 된 서도밴드의 추천사가 있는 책, '힙하게 잇다 조선 판소리'를 읽어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었다. 하지만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아주 큰 충격을 받았다. '국악'이라는 용어 사용에 관하여라니... '국악은 국악 아닌가?' 했지만 말 그대로 나라의 음악. 나라의 음악이 장르라니 생각해보니 정말 이상했다. 하물며 창과 기악만해도 같을 수가 없는데 창은 판소리, 민요, 정가, 기악은 정악, 민속음악, 굿으로 더 세분화가 되는데 어째서 다 뭉뚱그려 국악이라고 불렀을까? 국악이라는 단어가 일제강점기에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보면 문화 말살 정책이 실패한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한 번 쯤 생각해볼만한 주제인 것 같다. 이 화두를 먼저 던진 뒤 책은 본격적으로 시작을 한다.

이 책이 정말 좋은 이유는, 첫 번째 마당에서 판소리의 가사, 내용과 배경 설명, 공연 영상 QR코드까지 한 방 볼 수가 있다. 다양한 대목과 다양한 명창분들이 부른 것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두 번째 마당에서는 국악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과 설명, 마지막 세 번째 마당에서는 국악이 요즘 무대에 어떻게 침투(?)해있는지 알려준다. 이제 국악 공연도, 프로그램도, 페스티벌도 많아졌고 더 많아질테니, 많은 사람들이 찾아듣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기회가 많아진 것 같아서 기쁘다. 전공자도 아니고 관계자도 아니지만 그저 팬으로서도 너무 기쁘고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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