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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우울의 말들 - 그리고 기록들
에바 메이어르 지음, 김정은 옮김 / 까치 / 2022년 9월
평점 :
우울증과 함께 살아온 작가의 일기와 같은 책이었다. 굉장히 어린 시절부터 “회색”을 느끼며 자라와서 그런지 우울이라는 감정을 더 예민하게 써내려간듯했다. 우울증의 느낌, 순간의 감정, 색을 입히려는 노력까지 우울증을 겪은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포인트가 많다. 나 역시 우울을 겪은 사람으로서, 우울증을 가장 현실적으로 묘사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단순히 우울증에 대한 책이 아닌 삶과 예술에 관한 책이기에 가을밤과 너무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사실은 지금의 나 역시 평온과 우울울 넘나들고 있는데 가장 위로가 되는 것이 걷기와 고양이라는 것이다. 뭐랄까... 가족도 친구도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좋은 사람과의 끈끈한 유대 관계라는 것이 언제나 든든하고 힘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결국 ‘내가 아니기에’ 이해받지 못하고, 의도와 다르게 상처를 받을 여지가 있다. 하지만 걷는 것과 고양이는 다르다. 실제로 걷기가 정신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있는데,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체내 염증 수치가 줄어들어 우울증 증상이 줄어든다는 이론이 아직까지는 가장 설득력 있다. 개인적으로는 따뜻한 햇빛과 비타민 D, 세로토닌, 그리고 일정 거리를 걸었을 때 자기 효능감과 성취감까지 더해져 효과가 굉장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고양이는 그저 사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