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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방 & 왕자의 성 : 벌레가 나타났어요 ㅣ 공주의 방 & 왕자의 성
이도윤 지음, 이준선 그림 / 도도원 / 2016년 12월
평점 :
책 제목과 표지만 봐도 딸아이가 좋아할 것 같았는데 역시나 책을 마주하고서는 한참이나 붙들고 있었다. 이제 곧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서 다 큰 것 같았는데 '공주'를 좋아하는 것 보니 아직 어리긴 어린가보다. 사실 내 눈에는 아직도 참 많이 아가같다.
표지 속에는 거울에서 나오는 여자아이를 반갑게 맞아주는 왕자의 모습이 함께 담겨있다.
뭔지모르게 소원이 이루어진 것도 같고, 즐거워 보이는 아이의 모습이 보는 사람까지도 행복해지게 만들어 주는 것만 같다.
한 편의 동화가 펼쳐질 것만 같은 책을 아이와 함께 펼쳐보았다.
책 속으로 들어가보면, 출근을 하는 아빠가 아이의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 엄마는 주방에서 분주하다.
뒷페이지를 넘기니 유령을 연상시키는 벌레들의 그림이 페이지 가득하다. 책 속의 아이는 오늘은 어떤 벌레가 기다리고 있을지 곰곰 생각한다. 너무 물렁하지도 않고, 아무거나 먹어치우지 않는 벌레였으면 하는 바람도 담는다. 머리에 더듬이가 달린 벌레가 온 방을 기어다니고 내 소중한 물건들이 엉망이 될 것만 같아 속이 상한다.
얼른 침대에서 내려와 공주의 방으로 간다. 엄마가 부억일을 끝내고 올 때까지 공주의 방을 지키기 위해 핑크색 줄로 벌레를 단단히 묶을 준비를 한다.
사실 아이가 벌레를 싫어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벌레에게 코를 물렸던 것.
유치원에 가지 않는 날, 언덕 위에서 사슴도 만나고 왕자님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성도 보고 자신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아이.
괴물이 살고 있는 성에 갇히게 되지만 왕자의 도움으로 성을 탈출하게 된다. 왕자가 아이의 이마에 뽀뽀를 하는 순간, 숲 속에 숨어있던 괴물이 나타나 아이의 코를 꽉 물어버렸다.
깜짝 놀란 아이가 눈을 뜨고 마주한 것은 코를 물어버린 벌레, 아이의 동생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벌레가 얼마나 크길래 공주의 방을 엉망으로 만들고 코를 물어버리나 했는데 벌레가 동생이었다니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나도 어릴 적에 남동생 때문에 울고 웃었던 일들이 생각나기도 했고 동생이 없어서 책 속의 아이같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딸아이 때문에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왕자와의 결혼식에 '밉지만 내 동생이니까 그래도 초대하겠다'던 책 속 귀여운 꼬마 숙녀의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