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 ㅣ 이순원 그림책 시리즈 4
이순원 글, 김지민 그림 / 북극곰 / 2015년 12월

내가 기억하는 크리스마스는 흰 눈이 왔고 썰매를 탔으며 작은 동네에 자리한 교회에서 캐롤과 찬송가가 울려퍼진 것이 전부였지만 아이에게 만큼은 산타 할아버지가 아이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가져다주는 꿈 속이길 바랐다.

올해도 겨울이 오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산타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아이는 초조해 하기 시작한다.

"엄마, 나는 많이 울어서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주실꺼야."

아직은 산타 할아버지를 믿은 여섯살 꼬마 숙녀를 위해 산타 할아버지는 누구에게나 선물을 주신다는 믿음을 철썩같이 심어주기 위해 고군분투 하던 차에 만난 책. [크리스마스 선물]

진짜 소중하고 멋진 선물이 어떤 것인지 아이의 작은 가슴에 담아 줄 수 있는 책 같아서 따듯함이 느껴진다.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리스를 닮은 그림 안에 아빠와 잠든 듯한 아이의 모습을 담은 표지.

아빠와 딸의 모습이 사랑스럽고 포근하게 담겨있다.

아이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엄마아빠와 함께 맛있는 음식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책속의 아빠는 크리스마스에도 출근을 해야 한다.

아빠는 큰 회사의 건물을 지키는 일을 해야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에도 출근을 해야했던 것.

사실 아빠의 어린시절 크리스마스 풍경도 썩 행복하지 못했다.

어린시절 아빠에겐 산타 할아버지가 한 번도 다녀간 적이 없었고 결혼을 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현실 속의 아빠 역시 바쁘다.

산타할아버지는 이 가족에게 어떤 선물을 주실까...?

귀여운 꼬마 숙녀는 엄마 손을 잡고 아빠의 회사로 향하고.. 귀한 선물을 받게 된다.

아이와 아내가 회사로 향하는 모습을 보고 회사 옥상으로 올라가서 손을 흔드는 아빠. 뒤이어 커다란 회사 전광판에는 아빠의 마음을 담은 메세지가 전해진다.

커다랗고 비싸고 세상 어떤 화려한 선물 보다도 귀한 선물은 받은 아이는 아빠의 품에 안긴다.

예전보다 살기가 훨씬 좋아졌다고 하지만 축복의 크리스마스 날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겐 더 없이 외롭고 슬픈 날이 될 수 도 있음을 어른인 나는 알고 있다.

현실 속의 누군가는 밥벌이를 위해 일터로 향해야 하고 아픈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애써 울음을 참아내야 하는 날이 될 수 도 있음을.

​하지만 책 속의 꼬마 숙녀에게는 세상 어떤 날 보다도 행복가득한 날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책의 마지막에는 흰 눈이 내리고 하늘에 활짝 웃는 아빠와 아이의 모습이 담긴 채 마무리된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따듯한 동화책이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게 되면서 그림책이 주는 긴 여운을 나도 느껴보게 된다. 삭막한 오늘을 사는 어른들을 위한 따듯한 동화책. 아이에게는 맑은 생각을 선물해주고 어른에게는 잊고 지낸 따스함을 떠올리게 해주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다시 올 것이다.

아이가 가능한 한 오래토록 크리스마스와 산타할아버지를 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