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인이라는 여행 - 사랑이 지속되기 위한 소통의 기술
틱낫한 지음, 진현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몇해 전, 어느 국내 작가의 강연회에 참석했다가 우리가 살면서 가장 크게 범하는 오류는
"나는 너를 이해해."라고 말하는 것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본인이 아닌 이상 절대 사람 대 사람으로 상대방을 100%이해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상황과 말과 글과 이야기가 전부인 양 느끼기 마련이니까.
틱낫한의 새로운 책, [타인이라는 여행]을 만났다.
늘 마음이 평온해지는 글을 저자인지라 이번에도 주저하지 않고 마주했다.
아흔에 가까운 노구에도 일 년의 절반 이상을 여행하며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는 곳 어디든 찾아가는 저자.
그가 걸어온 삶의 시간들 속에서 전하는 진솔한 이야기가 듣고싶어졌다.
우리가 섭취하는 것은
다 우리에게 약이 되거나 독이 됩니다.
사람들은 입으로 먹는 것만
음식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가 눈, 귀, 코, 혀, 몸을 통해
섭취하는 것도 음식입니다.
사랑을 키우는 방법을 모르면 좋은 관계도 곧 시들해집니다.
소통은 그것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말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았다.
한 마디의 말이 누군가에게 사무치게 아프고 또 누군가로 전해들은 한 마디의 말로 하여금
나는 아파한 기억이 있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과 함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기는 참 어렵다.
특히 나는 늘 이성보다 감정에 휘둘리기 때문에 내가 어떤 문제와 마주하게 되면 상황을 똑바로 직시하기도 쉽지 않고 어렵다.
저자는 호흡은 소통의 한 수단이라고 전한다. 그럴때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자기 자신과 소통 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신 기기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자신에게 편지를 쓰거나 전화기의 전원을 끄고 무념, 묵언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봐야한다고
조언한다.
문득, 무념이나 묵언은 수행자만이 하는 하나의 행위라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혼란스러울때 아무 생각없이 공원을 걸었던 기억을
되돌려보니
그게 바로 거창하지 않은 무념, 묵언의 하나였던 것도 같았다.
비워내기. 저자가 전하려고 하는 작은 메세지는 아닐까.
오늘을 지내다보니 어제와 별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어제도 아마 그 전에도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어떤 날에는 유난히 외롭다 느끼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조차 마음을 꺼내보이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다.
사랑한다면 소통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사랑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키우는 방법을 모르면 좋은 관계도 곧 시들해진다는 말이 아프게 와닿는 것도 지내온 날들 중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소중한
인연을
놓쳐본 얼마 되지 않은 기억 때문은 아닐런지.
삶은 여행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타인과의 관계 역시 멀고 설레는 하나의 여행으로 기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