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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ㅣ 파랑새 세계명작 7
정진 엮음, 이현주 그림, 안네 프랑크 원작 / 파랑새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정말 오랜만에 만난 책 [안네의 일기]
단발머리 소녀였을 때 안네의 일기를 마주했을 때는 안네처럼 내게도 일기장이 친구처럼 따라다녔었던 것 같다.
십년이 훌쩍 지나 단발머리는 뽀글뽀글한 파마 머리가 되고 일기장은 내 곁에서 사라졌다.
다시 만난 [안네의 일기]는 오랜 친구를 만난 것 처럼 익숙하다.
안네는 13살 생일 선물로 일기장을 받게 된 후 부터 일기를 썼다.
유대인 학살이 공공연하게 감행되던 시기에 안네는 일기장에 모든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소녀에게는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절칠하고 편안한 친구가 생긴 셈이었다.
일기장에 글을 써내려 간 소녀의 나이가 13살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내용은 꽤 진지하고 아프고 외롭다.
아마도 갇힌 공간에서 독일군들의 눈을 피해 살아야 했던 아픔이 녹아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런지.
안네의 가족을 포함한 8명의 사람들은 건물 창고에서 갇힌 채 1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안네는 일기장에
일상을 기록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아픔을 참아내었다. 하지만 결국엔 비극이 찾아온다. 은신처가 발각이 되어 모두 함께 끌려가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진다.
안네는 얼마되지 않아 장티푸스에 걸려 영원히 세상을 떠난다.
유태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세상을 향해 다가가지 못했던 소녀, 안네.
은신처에서의 생활이 소녀에게 얼마나 힘든 시간들이었는지 일기장을 읽다보면 문득문득 느껴진다. 건물 안에 갇혀있는 동안
밖에서 들리던 사람들의 소리와 총소리 등 위협의 흔적들은 늘 도사리고 있었다. 그럴때마다 소녀는 일기장에서 희망을 노래하고
외로움과 싸웠다. 자전거를 타고 햇살을 마음껏 바라보며 거리를 거니는 모습을 상상하던 안네는 인종 차별에 대해, 전쟁에 대해
자신만의 이야기로 말한다. 끔찍한 고통과 말로 할 수 없는 지독한 외로움은 13살 소녀가 감당하기에 너무 무겁고 어려웠을 것 같다.
안네의 일기는 절망에 빠져 울기만 하는 일상이 아니라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거리는 목소리가 담겨있다.
짧은 생을 살다 간 안네와 소녀의 일기장 속 이야기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