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불현듯, '외롭다'는 느낌이 찾아오곤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면서도 외롭다 말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서는 순간이 아쉬워 외롭다 한다.
<고양이와 선인장>은 내 외로움을 닮았다.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길 고양이 '외로워'와 누군가가 옮겨주지 않는 한 같은 곳에 자리할 수 밖에 없는 선인장 '땡큐'_
세상에는 참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꽤나 멋스런 조합이 있다.
미녀와 야수가 그렇고 남과 여에서 부부가 된 사람들의 모습 또한 그렇고, 외로워와 땡큐가 그렇다.
외로워와 땡큐는 서로의 외로움을 잘 알고 위로하면서 마음을 나눈다.
너와 나, 그와 그녀가 사랑에 빠질 때 처럼 말이다.
이 책은 사랑에 서툰 사람들을 위한 작은 이야기를 닮았다.
고양이와 선인장의 일상을 말하면서 서로가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지, 책을 읽는 사람들은 또 그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스스로의 하루에 빗대어 볼 수 있는지를, 동화같은 짧은 이야기로 전한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고 있는 사람, 왠지모를 상실감에 외롭다는 말을 연발하고 있는 사람, 치열하게 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숨은 감성을 자극하는 것만 같다.
'너'와 '나'의 지극히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라 '하나'라 불리는 '우리'가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따뜻해져 온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 누군가로 인해 '사랑한다'와 '사랑 받는다'는 감정을 알게 됐던 시간들이 스멀스멀 눈 앞에 다가온 느낌이었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함께 있을 수 있는 작은 여유와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가장 절실했던 그때가...
1초도 길다.
사랑 앞에서
언어가 얼마나 쓸데없는 원시적인 유물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은...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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