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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청춘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평점 :
얼른 어른이 되고싶었던 적이 있었다.
어른이면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_
작은 키가 하루에 한뼘씩 자라기를 매일 밤 기도했었는데
아직 나는 '어른'이 되기엔 좀 더 기다려야만
할 것 같다.
라디오 작가 강세형이 전하는 청춘에세이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_
이 책은 그동안 작가가 쓴 라디오 원고들이 모여 만들어진 책이란다.
그래서인지 더 잔잔하게 다가오는 글귀들은
나를 두근거리게도 했다가 설레게 하고,
위안을 주기도 한다.
p.131
남들은 다 뭐라도 하고 있는 것 같고
남들은 다 뭐라도 배우고 있는 것 같고
남들은 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가만히 서 있는 나는 마냥 뒤쳐지고 있는 느낌.
사실은 그것도 힘든 건데.
제자리에 서 있는 것도, 제자리를 지키는 것도,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즐기며 사는 것도,
사실은 참 힘든건데.
이 책은 이런(?)식이다.
나만 그런거라 여기며 우울해하고 자괴감에 빠져있을 때,
아니라고 이렇게 다정하게 이야기를 건네준다.
혼자만 짊어지고 있을 것같은
고민들이 책 속에서 함께 공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좀 더 더디게 읽고 싶게 만든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은 하나 둘씩 자신만의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들을 찾아간단다.
나는 우울한 기운이 엄습해올 때면 달달한 초콜렛을
엄청 먹어대는 것으로 스스로를 달랜다.
하지만
아무리 달콤한 음식을 먹어도 울쩍한 기운이 사라지지 않을 때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거르지 않고 날 것(?)으로
말하고 싶을 때 펼쳐든 번호들 앞에서 선뜻 '누군가'를 찾지 못할 때...
괜찮은 척, 즐거운 척, 슬프지도 아프지도 않은 척,
'척'을 해야만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약해빠진
내 감정들은 아직 나를 '어른'이 되기엔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쉽게 공감했고 글 속의 누군가와 내가 같은 생각을 나눈다는 것이
이렇게 통쾌할 수있구나, 즐거울 수 있구나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청춘이란 단어를 마음에 담고 살아가는 이들의
진솔한 일상이 묻어나는 책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p.143
실망하면 어떡하지.
상처받으면 어떡하지.
실패하면 어떡하지.
그렇게 주저주저.
여러 번의 실망, 여러 번의 상처,
여러 번의 실패.
그 사이 어느덧 나는 겁쟁이로 변해있었다.
설렘보단, 두근거림보단, 언제나 걱정이 앞서는 겁쟁이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조금 더 무모해져도 좋을 법한
것들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거치게 된다는 것,
있는 그대로의 감정표현에 무뎌져야한다는 것,
하고 싶은 것과 할수 있는 것, 해야하는 것 사이에서
해야만 하는 것을 선택해야 된다는 것,
이 정도는 나도 알것 같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감정표현에 서툴러 눈물이 나면
아무 생각없이 울어야하는_
'어른'이 되기엔 아직 멀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