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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님 싸부님 1 - 이외수 우화상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9년 12월
평점 :
‘괴짜’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는 이외수.
그의 글들은 쉽게 읽히지만 그 속에 많은 생각과 진리가 담겨 있는 것 같다.
<하악하악>이나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등의 책을 통해서 작가와 친근해진 느낌을 받은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짧은 몇 줄의 글귀가 내가 사는 삶과 닮아 있고 내가 하고픈 이야기를 대변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읽어 내려간 글 속에서 무언가 느껴지는 굵직한 생각들.
그의 글들이 바로 그렇다. 쉽고 재미있게 읽다가도 다시금 생각을 바로잡게 되는 수많은 문장들이.
한동안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내게 참 와 닿은 적이 있었다.
좋은 벗들을 옆에 두고도 외로움을 물리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나고 답답한 적도 있었지만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는 책 속 글귀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누구나 외롭고, 외로움은 평생 따라다니는 동반자이며 그래서 물리칠 방도 같은 것은 없다는 말이 많은 위로를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 책을 통해 ‘외로움’을 위로받았다면 <사부님 싸부님>책은 오늘을 사는 내 일상에 ‘희망’을 주고 있다.
그대여
부귀와 영화, 권력과 금력, 직함과 명예,
온갖 형이하학적 무늬들로 인생이 거창하게 장식되어져 있는
분들을 결코 부러워 말라.
그대들은 한평생 무엇을 바라고 여기까지 헤엄쳐 왔는가.
번쩍거리는 비늘과 우아한 지느러미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듯도 하다만
영혼의 내장 속에 가득 들어차 있는 탐욕 뒤의
똥과 밥찌꺼기
양심이 썩는 냄새가 역겹기만 하도다.
어디로 시선을 두고 있는가.
가장 크고 값진 것은 그대 자신의 마음 안에 있는 것을.
남보다 더 많이 가지지 못하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병들게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더 나은 삶을 꿈꾼다는 이유로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욕심을 부리며 살지는 않았는지.
백지 위에 작은 점하나, 짧은 글귀를 통해 나의 하루를 반성해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하고자 했던 말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결국 모든 것은 시작은 보잘 것 없는 하나의 점에 불과했고, 모두 같은 곳에서 시작했다는 것.
자신의 하루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 모두에게는 알지 못하는 ‘끝’이 존재한다는 것.
책의 끝부분을 마주하면서 문득 내 스스로는 얼마나 최선을 다해,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됐다. <사부님 싸부님> 책 속에는 한 번씩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묻는 질문들의 답이 자리하고 있다.
답은 누구나 잘 알고 있듯 명쾌하고 짧다.
결국은 주어진 시간과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