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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ㅣ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주 오래전부터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법’과 ‘정치’란 말에는 관심이 사라졌다. 어렵기도 하거니와 나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여느 가정과 비슷하겠지만 나의 부모님들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란 이야기를 들으며 무난하지만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었고 나 역시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삶을 사는 수많은 시민 중의 하나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법’에 관심이 생긴다. 아니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이웃에게 어느 날 일어난 황당한 이야기들을 접할 때마다 아득하기만 한 ‘법’을 의지하거나 아니면 외면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많다. 그 분야에 대해 아는 사람도 아는 지식도 전혀 없어서 포기하거나 어찌됐건 바로잡아 보자는 의지로 끝까지 매달리거나...
오랜만에 주말 아침을 독서로 시작한 나는, 생경한 ‘법’에 관한 이야기가 서술된 이 책을 들고 같은 곳을 읽기를 여러 번 반복하다 TV를 틀었다. 책 속 이야기보다 몇 배는 더 당황스러운 비보_ 갑작스럽게 전해 듣게 된 이야기가 책 속의 여러 이야기들과 오버랩 됐다. 안타깝기도 하고 적지 않게 놀랍기도 하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 굵직한 그런 것이 말이다.
<불멸의 신성가족>책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법’ 때문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법에게 다가가게 해 준다. 하지만 책 속에서 만난 ‘법’역시 낯설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직도 가까이 다가가 도움을 청하기는 아득한 존재 같은 권력...
다소 어려운 소재였고 낯설었고 당황스러웠던 책이다.
덕분에 소설책처럼 술술 넘어가기는 어려웠고 꽤 많은 제자리걸음을 거쳐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TV속에서 재연을 통해 보여 지는 법에 관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세상에는 억울한 사람이 많구나’ 싶었다. 그리고 법이란 생각처럼 도움만 주는 것은 아니란 생각도 했었다.
책에서는 내가 알고 있던 법에 대한 편견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돈과 권력이 오가는 ‘법’의 현장, 어둡고 더러운 자리 등등... 잘 알지는 못하지만 책 속의 짧은 이야기들을 만날 때마다 한숨이, 그리고 당황스러움이 뇌리를 가시지는 못했던 것 같다.
책을 보면서 아쉽고 또 아쉬웠다.
아직은 풀어야할 과제가 많고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고 아직은 부족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현실이 안타까웠다.
이 책을 통해서 ‘법’에 대해 없던 관심이 조금은 생긴 것 같다. 여러 부조리들 속에서 하나씩 탈바꿈하고자 노력하는 몇몇 사람들의 희생이 훗날에는 꼭 빛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