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편지 - 유목여행자 박동식 산문집
박동식 글.사진 / 북하우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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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여행’이란 말만 들으면 설렌다.

여행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이지만 내게 여행은 그저 설레임이고 새로움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느 순간부터 내겐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여행보다는 글로 읽는 여행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마도 약삭빠른 나의 생각 속엔 시간과 돈을 탓하면서 여행이 주는 매력에는 다소 무뎌진 듯싶다.

<여행자의 편지>를 통해 책 속 수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같은 여행길에 오른 한국 사람도, 어린 나이에 남의 집에서 일하며 공부하는 아이도, 해맑은 미소가 매력적인 심성 고운 어느 청년도...
내가 여행서적이나 짧은 몇 번의 여행을 하면서 배운 점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들의 힘이다.
그들은 어쩌면 우리가 그어놓은 잣대에서 본다면 한참 못 미칠지도 모르지만 하루를 충실히 또 즐겁게 살아간다.
그런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삶의 모습들을 배울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여행이 주는 최고의 선물 인 것 같다.

평소 중국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내가 20살이 되던 해 처음으로 맞은 대학여름방학에 여행을 계획했었던 적이 떠오른다.
나름 거창한 생각으로 꼭 해외로의 여행을 고집했었던 그 때, 20살의 내가 처음으로 향했던 곳은 중국의 쿤밍이었다.
지명도 생소하고 중국여행의 안전에 대한 두려움에 조금 겁이 났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돌이켜 보니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땐 내게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그 곳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한없는 호의를 베풀어준 조선족 아저씨와 길거리에 모여 춤을 추던 소수민족 여인들...
추억할 수 있는 사람들과 풍경이 내 눈앞에서 펼쳐졌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추억할 수 있는 모든 것들 그 자체가 바로 여행이 주는 매력이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을 찾아가보는 것만이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했었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단 생각이 든다.
책 속에서 본 곳들은 유명한 곳도 아니고 화려한 곳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어디든 내 발길이 닿는 곳이 여행의 시작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리고 그 낯선 어느 곳에서 가족이나 친구에게 내 안부를 간단히 적어 엽서를 보내고 싶어진다.
이번 여름휴가 때는 꼭! 여행을 계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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