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내가 기억하는 게 맞다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를 쓴 작가님이다. 새 책이 나왔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제목이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다. 확실히 내 기억 속 그분이 맞겠구나 싶어 얼른 두손에 받아보고 싶었다. 살아온 생에 대해 글로 풀어쓰는 일은 근사하고도 어려운 일이라 궁금했다. 📚사람들은 어려서 자랄 때는 모두들 꽃같이 되기를 바라지만 나이가 들 만큼 잡초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그렇다고 해서 온실 속의 화초 같은 삶을 부러워하는 것은 아니다. 이생진 시인은 [풀 되리라]에서 이렇게 읊었다.풀 되리라어머니 구천에 빌어나 용 되어도나 다시 구천에 빌어풀 되리라흙 가까이 산다죽음을 만나도아무렇지도 않은 풀 되리라꽃이길 바라던 시간도, 잡초같은 날들도 소중한 생의 이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와 달리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과 누려보지 못한 무언가는 부럽기도 하지만 말이다.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책은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간과 사람에 대해서도 담고있다. 사진으로 담긴 페이지도 제법있다.나의 삶을 풀어 쓴 내 이야기는 이렇게 두꺼운 한 권의 책이 되기도한다.📚 글이란 내가 아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누군가가 읽어 줄 것을 기대하고 쓴다는 점에서 공급자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운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500만 부 판매 신화를 쓴 작가이자, 문화 유산 전도사, 문화재청장 역임 등 이름 앞에 여러가지 수식어가 따라올 수 있었던 것은 글쓰기 덕분인 것 같다. 책의 말미에 부록으로 '나의 글쓰기'에 대한 글이 이어진다. 그가 전해주는 글쓰기의 비법을 읽고 당장에 주옥같은 글을 써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곰곰 살펴보게 되는 페이지였다.내가 중심이아니라 글을 읽게 될 상대가 중심이 되는 글을 쓰라고. 내가 쓰는 잡문은 내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써내려가는 일기 수준이라 한참은 더 쓰고 공부해야 될 것 같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해서 글은 쓴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박학다식한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던 티비프로그램을 책으로 보는 것만 같았다.에세이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했으나 빠르고 쉽게 넘겨지지않던 페이지가 많기도했고.작가가 살아온 시간과 사람, 경험을 책으로 마주했으니 직접 만나 육성을 통해 전해듣고싶었다. 정년퇴임을 하고 나서 지금도 강연을 많이 한다고하니 언젠가 기회가 닿지않을까 기대해본다.*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입니다*#나의인생만사답사기#유홍준#책#독서#창비#취미#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