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뱀을 조심해 상상 동시집 28
이만교 지음, 오정택 그림 / 상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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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입으로 '조심해'라는 말을 들을 때면 귀여움에 웃음부터 난다. 동네에 사고가 많아 횡단보도 건널 때는 오토바이를 특히 조심하라고 했더니, 타고 있던 킥보드를 세워두고 조심하라며 걸음을 멈추는 모습을 보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책 [꼬마 뱀을 조심해] 는 동시집이다. 시집은 곁에 두고 꾸준히 읽는 편인데 동시집은 정말 오랜만이다. 큰아이가 어릴 때 사준 몽당연필이 들어간 제목의 동시집 이후 처음인 것 같다. 꼬마 뱀이 귀엽게 그려진 표지를 보고 이제 한글을 알게 된 둘째가 뱀이 하나도 안무섭단다. 귀여워서 굳이 조심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꼬마 뱀을 더 만나보기 위해 책장을 부지런히 넘기는 아이 곁에서 괜히 설렜다.

시인의 말도 동시다.
이 세상의 무엇으로 만들었길래 귤은 이렇게 맛있을까?
이 세상의 것으로 만들었으니 귤이 이 세상에 있겠지.
그러나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맛이 귤 안에는 들어 있네!
'이 세상의 것으로 만든 귤'의 맛은 내가 잘 알고 있는 맛과 같을까? 시인의 말을 읽으면서 잠시 아이가 되어본다.

📚p.20
딩동!
벨이 울렸습니다.
누구세요?
문을 열자 관리 아저씨가 물어요. 혹시 코끼리를 키우시나요?
엄마는 놀라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럴 리가요!
아래층에서 신고가 들어와서요.
위층에서 코끼리를 키우는 것 같다고...
공룡이에요!
...
...

층간소음을 소재로 쓴 동시에서 윗집에 사는 꼬마가 티아로사우루스를 키운다는 대목은 참 놀라웠다. 본인의 발걸음이 크고 둔탁한 게 아니라 키우는 공룡때문이라니, 이런 상상력으로 동시를 쓰는거구나 싶었다.

아이들과 함께 길지 않은 동시 한편씩 읽으면 좋을 것 같은데 사춘기 큰아이는 동시보다는 릴스, 유치원생인 둘째는 동시도 재미있지만 그림이 웃기다며 따라 그린다.
동시집을 함께 읽으며 아이들의 눈으로 그들의 생각을 좇아 갈 수 있었다.

소설을 쓰는 작가가 쓴 동시집이라 기대했는데 역시나 글을 잘 쓰는 작가님들의 필력에 감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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