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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그녀
가키야 미우 지음, 김은모 옮김 / 콤마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남편의 그녀』
제목을 보니 흔한 불륜소설이구나 했다
평범한 가정의 두 아이의 남편, 잔재미는 없어도 고지식한 남편은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인터넷을 보다 '호시미의 한마디'라는 블로그를 보며 남편의 흔적을 발견한 히시코
이때부터 히시코는 남편의 그녀를 찾아보고 미행하며 점점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남편을 추긍하기엔 지금까지 지켜온 가정이 깨어질까 용기가 나지않아 갈팡질팡하는 여성의 심리를
간결하면서도 빠른 필체로 그려내어 책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남편과의 이혼을 생각하기엔 파트타임을 하는 중년의 여성이 책임져야 할 무게에 눌려
선뜻 남편에게 따지지도 못 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는 여성은 일본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전업주부들의
모습이 아닐지...
우리나라도 남편의 외도는 참고 기다리면 가정으로 돌아온다고 했던 어머니들의 말씀처럼
참아야만 하는지...
요즘은 이런 말도 통하지않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래도 상당수의 여자들은 참는 것을 선택한다
읽다보니 뒤의 내용이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하고 재미있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남편의 그녀 호시미와 대면하여 교양있게 헤어질 것을 얘기하는 히시코
그때 새빨간 롱드레스를 입은 할머니가 나타나 히시코와 호시미의 영혼이 바뀌어버린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바뀐 영혼으로 타인의 몸으로 상대방의 일상을 살아간다
우리는 내가 우선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기 보다 나의 이익에 반한다면 방어막을 치고 색안경을 끼고
상대방을 깎아내리기 바쁜 것이다
남편의 바람을 목격한 여자에게 바람핀 상대방이 된다는 건 상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단순한 극의 재미를 위한 것이었을까?
책의 중반을 읽었을 때 단순한 불륜소설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무기라는 중년의 가장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호시미가 된 히시코는 회사에서 똑똑히 보게 된다
자기 보다 어린 상사의 질타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고 여자동기보다 승진이 늦어 자존심은
존재하지않고, 무엇보다 거래처 사람에게 고개숙여야 하는 영업직 과장이라는 위치는
책을 읽는내내 혹 우리 남편들의 모습은 아닐까 투영된다
전업주부로 10년 넘게 사회생활과 떨어져지내다 보니 어쩜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상으로
남편이 힘들게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아무래도 맛있는 된장찌개에 갓지은 따뜻한 밥으로 맛있는 저녁을 차려야할 것 같다
지금 권태로운 아내들은『남편의 그녀』를 읽어보시기 바란다
치열하게 사회생활하는 남편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