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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툰 시즌2 : 1 : 우리는 가족으로 살기로 했다 ㅣ 비빔툰 시즌2 1
홍승우 카툰, 장익준 에세이 / 트로이목마 / 2020년 5월
평점 :
비빔툰 시즌2
우리는 가족으로 살기로 했다
신문을 읽다 세상사 답답하고 갑갑할 때면 4컷짜리 만화로 웃으며 마음을 달랬었는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신문을 볼 수 있게 되면서부턴 종이신문을 읽지않게되어 유쾌한 만화와도 멀어졌었다. 비빔툰은 홍승우 작가가 1998년 <한겨레>가 발간한 생활정보신문 <한겨레리빙>에 만화 <정보통 사람들>을 연재하면서 시작되어 1999년 <한겨레>에 연재를 시작한 <비빔툰>은 2011년까지 약 14년동안 3300여편의 평범한 직장인인 정보통씨가 일본유학파 여성 생활미씨와 결혼해 아들 다운이와 딸 겨운이를 낳아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갖은 나물과 고기, 밥, 고추장, 참기름이 한데 섞인 비빔밥같은 <비빔툰>은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유머러스하고 재치있게 잘 버무린 가족만화다. 비빔툰 시즌2는 정보통 가족이 어느 아파트 단지로 이사 오는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세월이 꽤 흘렀지만, 다운이는 중학생, 겨운이는 초등 고학년으로 시즌2에서는 정보통 가족 말고도 다른 많은 가족, 이웃, 동네 카페·치킨집·마트 등 자영업자, 직장 동료, 아이들 학교 친구등이 등장한다. 정보통네는 4인 가족이지만, 다른 인물의 가족 형태는 제각각이다. 할머니와 손주들로 이뤄진 가정, 이혼하고 혼자 사는 남자, 반려동물과 사는 여자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가족 형태를 담고 있다. 그런 면에서 <비빔툰> 시즌2는 감정·사람·사건을 비비는 것에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비빈다는 의미로 확장한 것이다.
홍승우 작가의 8컷짜리 만화에 장익준 작가의 에세이가 더해져 만화가 더 풍성해졌다.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소재를 다루고있어 괴리감이 없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동화된다. 아이 키우며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찡하다.
사람 마음이 간사하달까?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은데 붙어 지내면 삐걱거리기 시작한단 말이지....(중략) 가족이란 언젠가 흩어질 사이. 각각의 궤도를 그리며 독립할 사이. 그리워하면서도 섭섭할 사이. 섭섭한 마음도 연습하면 좀 나아질까? (P.51)
편할 때는 무얼 하지 않아도 되어 좋지만 불편하기 시작하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버겁다. (P.59)
우리 가족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는 부분이다. 가장 가까운 사이라 더 상처받기 쉬운데 마음을 뻔히 알면서도 서로 생채기를 낸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편안한 가족으로 오래오래 같이 살자.
53화 딱 한판만? 도 공감이 많이 간다. 다운이가 게임 딱 한 시간만 하고 자자고 하는 것과 정보통이 맥주 딱 한 캔만 마시고 자자는 것. 게임처럼 재미있고 시간이 잘 가는 게 있을까? 한 시간이 아침이 되고 맥주 한 캔이 세 캔이 되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다. 20화 나의 장래 희망과 73화 다 달라요.는 요즘 아이들의 장래 희망 3순위에 드는 유튜버 이야기다. 요즘 가장 핫한 유튜버에 관한 이야기나 예전이랑 달라진 이혼이야기등 시즌2는 현대의 가족의 일상을 잘 버무려놓아 올해말 출간될 2권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