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 / 지친 마음을 돌보는 관계 맞춤법

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 - 지친 마음을 돌보는 관계 맞춤법
우즈훙 지음, 김희정 옮김 / 프런티어 / 2020년 2월

지친 마음을 돌보는 관계 맞춤법

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

가장 친밀한 사이가 가족이다.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실상은 제일 많은 상처를 주고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중국 심리 컬럼니스트이자 베테랑 심리 카운슬러인 우즈홍이 상담을 하면서 맞닦드린 중국 가정의 가족간의 관계, 가정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를 심리학적 분석으로 풀어나간다. 우리나라 심리학자, 프로이트 박사의 심리학 책등 서양의 심리학책은 많이 봤는데 중국 가정에서 본 심리학책은 처음이라 생소하기도 하지만 기대가 되기도 했다. 중국의 특수한 상황, 지금은 1가구 2자녀를 허용하지만 예전엔 1가구 1자녀만 출산해야하는 사회였다. 이런 사회적 풍토에 가정에서는 남아선호사상이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1자녀이기때문에 자녀교육에 올인해 치열한 대학입시경쟁을 치르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베이징대나 칭와대에 들어가는 건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어야 하므로 어렸을 때부터 혹독하게 교육하는 과정에서 자녀-부모의 관계가 어긋나는 경우를 책에서 볼 수 있다. 아이 인생의 주체가 부모가 되어선 안되는데 사랑이라는 미명아래 부모가 저지르는 잘못 된 양육방식이 아이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 속의 다양한 사례에서 부모인 내가 자녀와 완벽한 분리를 하고 가정의 1순위는 부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더 느꼈다.

'우리집엔 따뜻한 무관심이 필요하다'이 말은 참으로 깊은 울림이 있다. 가정은 따뜻하고 온화해야 한다. 가족간에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며 정을 나누지만 지나친 관심을 가지지않는 것이 가족이 건강할 수 있는 비결인 것 같다. 지나치게 과보호하는 부모는 자신의 내면 아이를 현실 속 자녀에게 투영해 무절제하게 베풀고 자기만족하는 것에 지나지않는다. 이렇게 독단적인 과보호가 아이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위해 사는 아이로 만든다. 부모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아이에게 해줬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아이가 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부모로써 아이에게 따뜻한 무관심이 필요한 이유이다. 저자는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보고, 아이의 진짜 욕구를 발견하고, 그 욕구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참사랑이라고 한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잡을 수 있도록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진짜 사랑이다.

가족과 사랑에 관한 여섯 가지 거짓말도 깊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하나.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둘.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셋.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넷. 어머니와 아내 문제지, 내가 할 수 있는 것 없어. 다섯. 사랑하니까 질투도 하는 거야. 여섯. 사랑은 행복하고 즐겁기 위한 것. 우리가 흔히 말하고 저지르기 쉬운 실수다. 어느 나라나 가족간의 갈등 상황은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누구보다도 소중하고 사랑하는 가족. 상처주지않고 친밀한 관계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가기 위한 해결책을 이 책 곳곳에서 찾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이 책은 100만부 이상 판매되었고 10년 연속 베스트셀러인 이유가 분명히 있어 모든 부모들이 읽어보아야 할 필독서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