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 나의 삶이 너희들과 닮았다 한쪽 다리가 조금 ‘짧은’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한 ‘길고 긴 동행’, 그 놀라운 기적
황정미 지음 / 치읓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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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 준다는 것에 대하여

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조금 독특한 공부방이 있다. 아이들에게 공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상담도 하고, 함께 밥도 먹고, 잠도 자고, 같이 생활하는 한쪽 다리가 조금 불편한 선생님이 운영하는 공부방이다. 두 살배기 아기였을 때 한여름에 감기에 걸려 고열을 이기지 못 하고 소아마비로 결국 한쪽 다리가 짧아져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지만, 이런 저자의 신체적인 영향으로 마음이 더 단단해진 것이 아닌가 한다. 억울하고 원망스럽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도 장애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고, 그 한계를 뛰어넘어 한 남자와 결혼했지만 무책임한 남편과는 미래를 같이 할 수 없어서 혼자가 되었다. 순탄하지만은 않은 저자의 인생에서 인간을 더 깊이 이해하는 마음이 다져진 듯 하다. 내가 겪어보지 못 한 것은 그 아픔을 이해는 하지만 느낄 순 없다. "말은 마음의 실마리이고, 행동은 마음의 표현이다. 그것을 알아내는 깊이가 다행히 내게 있었다"라는 저자의 말에 이 책을 쓸 수 있었던 이유를 알 듯 하다.












이 책은 아픔이 켜켜이 싸여서 고개 숙여야 했던 10대와, 그 아픔을 치유하는 방법을 모르는 학부모,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심리학을 공부한 과외선생님이, 직접 체험하고 기록한 세 명의 시점으로 구성된 '심리에세이'이고, 다시 아프다고 하는 청년들, 어른의무게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는 학부모들을 위한 '스토리텔링'이다. (p.13)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아픈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상처난 마음에 연고를 발라 치유되어 가는 과정을 본다. 부모님께 말할 수 없었던 비밀이야기도 선생님께는 마음터놓고 의논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아이들, 주변에 이런 선생님이 계시다는 건 정말 축복된 일이다. 그래서 어렵게 공부방을 숫소문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내 아이 돌보듯 애틋한 마음으로 아이를 세심하게 살피는 저자의 모습에 부모로써 "나는 왜? 저렇게 할 순 없었을까?"라고 반문해 본다. 아마도 선생님이기때문이리라 위로해 본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진심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의 관심이 필요해 부모님이 싫어하는 일들을 끊임없이 수위를 더 높여 한다는 것도. 아이들이 원하는 건 부모님의 무한한 신뢰, 믿음이다. 공부를 잘 해서, 말을 잘 들어서, 말썽을 피우지 않아서, 주변인을 잘 배려해서, 친절해서 등등이 아니라 그냥 나라서, 나이기때문에. 온전히 조건없이 나 하나의 인격으로 믿어주실 때 아이들은 밝게 피어나고 성장한다. 아이와 마찰을 겪고 있는 부모님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심이 좋을 듯 하다. 저자가 말하는 "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라고 말할 수 있는 든든한 부모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책 제목의 이 말이 참 마음에 든다.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해준다면 힘이 날 것 같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힘든 일을 당하더라도 뚫고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말의 힘을 믿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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