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길을 잃는 이상한 여자 - 상상할 수 없는 독특한 뇌를 가진 사람들
헬렌 톰슨 지음, 김보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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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할 수 없는 독특한 뇌를 가진 사람들 이야기

집에서 길을 잃는 이상한 여자






 




《집에서 길을 잃는 이상한 여자》는 9명의 독특한 뇌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불의의 사고로 뇌손상이 오면 어린아이가 되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마비가 와서 몸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뇌에서 신호가 차단되는 것이다. 전두엽은 의사를 결정하고 감정을 조절하며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고, 측두엽은 단어와 말의 뜻을 이해하고 타인의 얼굴을 기억하는 능력을 관장한다. 두정엽은 감각과 관련된 기능, 소뇌는 평형감각, 움직임, 자세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뇌는 뉴런이라고 부르는 세포로 가득 차 있고 나뭇가지처럼 뻗어 나가 각각 이웃에 있는 뉴런과 연결된다.이 뉴런의 활성에서 사람의 감정이 나타나고, 성격이 만들어 진다. 정말 신비롭다.










이 책의 9명의 이야기는 헬렌 톰슨이 여러 해 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며 놀랍고 희소한 뇌를 가진 사람들을 추적하고 적었다. 자신의 삶을 하루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밥, 자기 집에서조차 길을 잃는 샤론, 사람에게서 오라를 보는 남자 루벤, 하룻밤 사이에 성격이 바껴 다른 사람이 된 토미, 존재하지 않는 노래를 듣는 여자 실비아, 자신이 호랑이라고 생각하는 마타, 모든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루이즈,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남자 그레이엄, 타인의 감정을 고스란이 느끼는 조엘. 하나같이 일반인이라면 겪어보지 못한 일을 겪는다. 예전엔 정신분열증이라면 집안의 수치로 생각하고 쉬쉬하며 가족, 친적, 이웃들에게 비밀로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독특한 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주는 가족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조엘의 경우엔 의사라는 직업에서 타인의 고통, 슬픔, 분노, 기쁨등의 감정을 자신이 똑같이 느끼지만 본인 스스로도 잘 인지하고 유연하게 극복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자신의 삶을 하루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밥의 이야기는 경탄스럽다. 어제 있었던 일도 깜빡하고 기억나지않는데 밥은 수년 전 몇 월 몇 일에 있었던 일을 모두 기억한다. 그날의 날씨, 그때 맡았던 냄새까지. 와~이런 기억력이라면 너무 좋을 것 같지만 기억하고 싶지않은 일까지 모두 기억한다는 건 또 다른 고통일 수도 있겠다. 이처럼 완벽한 기억력의 비밀은 공감각이라고 한다. 공감각은 대개 분리해서 경험하는 감각을 결합해서 경험하는 상태다. 예로 종소리를 들으면 레몬 맛을 느끼거나, 특정 숫자를 생각하면 붉은색을 보는 현상이다. (p.35) 근데 이런 기억력을 훈련할 수도 있다. 바로 기억의 궁전을 만드는 것이다. 기억의 궁전은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자신에게 친숙한 물리적인 장소의 이미지다. 암기력이 뛰어난 사람들 중에 기억의 궁전을 만들어 기억한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어봤다.












정말 특이하게 읽었던 건 마타 이야기다. 자신이 호랑이라고 생각하는 동물화 망상증이라고 한다. 극히 드문 이 질병은 독립적이지않고 조현병처럼 더 흔한 정신질활과 함께 나타난다고 한다. 뉴스에서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자신은 조현병환자라고 얘기하는 걸 볼 수 있다. 조현병은 인간의 모든 질병을 통틀어 가장 복잡한 병이다. 대략 100명에 한 명꼴로 나타나고, 일반적인 증상은 편집증, 환각, 체계적이지 않은 사고, 동기부여 결핍 등이다. 유전적요인이 매우 크며 트라우마나 약물 남용 같은 환경적인 자극도 요인이라고 한다. 아직도 조현병이 나타나는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하니 무서운 질병이다.





이 책에서는 평소에 자세히 알 지 못한 뇌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일반적이지않은 뇌를 가진 사람들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신분열증이라는 무거운 단어로 보지않고 특이한 뇌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는 것이 편견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었다. 너무 즐거운 독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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