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정의 역사 - 중세 유럽 왕실의 비극과 광기의 역사
브렌다 랄프 루이스 지음, 양영철 옮김 / 말글빛냄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이제까지 알고 있던 공주와 왕자에 관한 동화속 사상상력을 여지없이 뒤엎은 책한권을 만났다. 
기존과 같은 왕실의 역사를 기록하였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본 유럽 역사, 군주제의 화려함과 우아함 뒤에 감춰져 있던 군주들의 폭정, 광기, 스캔들, 미스터리와 같은 음울한 역사속 뒷 이야기들을 모두 담고 있다. 실제로 유럽 전역에 존재했던 사건들을 사실에 근거하여 객관적인 시선으로 기록하였고 단지 흥미위주의 개인적인 취향을 넘어 시대상과 맞물려 비운의 인물들의 감춰진 이야기를 원색 도판과 역사적 기록을 함께 싣고 있다. 강력한 힘과 절대 권력을 지닌 인간의  잔인한 내면을 들여다 보고 얼마 만큼 인간이 잔인해 질 수 있는지 그 실상을 낱낱히 파헤쳐 인간의 다른 일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다빈치 코드로 우리에게 알려진 성전기사단,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성전 기사단의 재산과 막강한 힘을 시기한 필리프 4세에 의해 자행된 무시무시한 고문, 엽기적인 살인 행각으로 살아서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며 죽어서도 여전히 악명을 떨치며 전설로 남은 바토리 가문의 에르제베트 바토리, <푸른 수염의 사나이>라는 민간 설화의 주인공 질 드 라발. 푸른수염의 사나이는 부유한 귀족으로 7명의 아내를 죽여 피로 물든 방 벽에 그 시체를 걸어 두었지만 그는 그보다 30배가 넘는 사람을 살해하여 세계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인 연쇄 살인마 중 한 명으로 기록되었다. 요즘 유행하는 뱀파이어를 탄생시킨 장본인 블라드 3세 드라큘 백작. 희생자의 피를 마시고 인육을 먹는다는 블라드의 습관에 관한 소문을 바탕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공포의 한 장르를 탄생 시키기도 했다. 벨기에 왕 레오폴드 2세는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콩고 공화국에서 폭정과 대학살 등으로 당시 콩고 인구의 70%를 죽였다.
 
믿을 수 었는 사실을 통해 인간의 잔인함과 폭력성을 여과없이 확인 시켜 주고 있는 이 책의 서두에 마음이 약한 사람에게는 읽기를 권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과 더불어 잔악함에 소름이 돋고 온몸이 떨린다. 인간이 과연 그토록 잔인 할수 있다는 사실과 마주함이 두려움을 넘어 불편해진다.
  
왕실의 권력과 순수한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행해진 근친혼이 몰고온 비극은 단순히 정략 결혼으로 인한 당사자들의 희생을 넘어서 대물림된 유전자로 인해 그 후손들의 삶까지 영향을 미쳤으니 정신병으로 불우한 생을 살다 떠난 스페인의 후아나 여왕, 돈 카를로스, 카를로스 2세, 펠리페 5세와 그의 아들 페르난도 6세, 그리고 감금된 베르크 성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루트비히 2세가 그러했으며, 혈우병으로 짧은 생애를 마감한 레오폴드 왕자와 알렉세이 황태자가 그렇다. 그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 해야했고 그 후손들이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아야 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권력이라는 이름하에 자행된 그들이 감추고자 했던 추문, 광기와 폭정, 어둠의 역사와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귀족과 왕실 사람들의 화려함과 우아함뒤에 감추어진 비극적인 삶을 들여다 보며 그들 또한 권력과 역사의 희생양이란 생각이 든다. 동화속 공주와 왕자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결말 대로 정말 그들은 행복했을까? 높은 성안에 감추어진 그들의 삶을 과대포장 해 온건 아닐런지.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나 신기루를 쫓는데 인생을 낭비하느라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간과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