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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愛 물들다 - 이야기로 읽는 다채로운 색채의 세상
밥 햄블리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4월
평점 :
이번에는 아주 재미난 책을 읽었습니다. 바로 "컬러愛 물들다"라는 책인데요. 그래픽 디자인 회사를 창업한 밥 햄블리라는 저자에 의해 쓰여진 책입니다.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는, 제 전공이 의류학이다보니 대학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자연스럽게 컬러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기에 관심이 생겼던 찰나에 컬러의 역사나 탄생 스토리들이 재밌어 보여 이 책을 자연스럽게 고르게 되었습니다.
역시 제가 좋아할 만한 컬러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수록되어 있어, 쉴 틈도 없이 후루룩 읽어버린 아주 재미난 책이었습니다.
이 책에는 올해의 트렌드를 선도할 색을 어떻게 정하는지? 왜 백악관이 하얀색의 백악관이 되었는지? 세상에서 가장 불쾌한 색은 무엇인지? 누가 하얀색 웨딩드레스를 처음 입었는지? 에 대한 사람들이 평소 때는 궁금해 하지 않는 질문이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 책입니다.
그 중 재미난 이야기 몇 가지를 소개해 보자면, 케냐에서는 닭들이 "보라색" 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케냐에서는 매가 닭장을 습격해 닭들을 공격하는 일이 잦은데, 매들은 보라색을 보면 이것을 예쁜 반려 동물로 인식하여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너무 놀랍지 않나요? 따라서 보라색 동물을 보면 사냥해서는 안되는 대상으로 인식하여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케냐 농림부에서는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보라색 천연 색소나 식용 색소를 닭들에게 바를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준다고 합니다.
또 한 가지 재미난 이야기를 꼽자면 "머미 브라운"이라는 컬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머미 브라운이라는 브라운 컬러가 19세기에 화가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컬러라고 하는데, 이 컬러는 사실 인간의 미라와 고양이의 미라를 곱게 갈아 만든 컬러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인기가 있었지만, 이 원료가 미라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부터는 이 브라운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합니다. 사람과 고양이 시체를 갈아서 만든 물감을 그림으로 그렸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이 얼마나 끔찍했을지... 상상이 안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이라 하면, 사람은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유일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동물이기도 하지만, 컬러를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하고, 글 대신 컬러를 사용하여 직관적인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는 유일한 동물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생각해 보기도 했고, 컬러라는 것이 우리의 삶 속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컴퓨터는 컬러를 단순히 RGB 값으로 세분화 하지만, 인간은 같은 Blue 컬러라도 어떨 때는 자유와 공정을 나타내기 위한 symbol로서 쓰이기도 하며, 어떨 때는 우울함을 나타내는 의미로 응용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동물임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수 많은 컬러들을 만들어 내기는 해도, 자연이 만들어내는 컬러 중 인간이 제 아무리 노력하려고 하여도 절대로 만들어낼 수 없는 일부 자연의 색이 있는 것을 보며 인간의 한계를 느끼기도 하였고,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분임을 항상 잊지 말고 겸손함을 지녀야 함을 다시금 생각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우리 눈에 보이는 색깔들도 사실은 빛이 굴절하여 반사되는 것을 보는 것이지, 실제 그 컬러가 지닌 색깔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無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컬러들도 사실은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출발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제가 주위 친구들에게도 소개 시켜 주고 싶을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실린 책입니다. 아마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한 장 한 장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난 얘기들에 흠뻑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 책을 읽으실거라 장담합니다 ㅎㅎ 오랜만에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