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 악녀 이야기
시부사와 타츠히코 지음, 이성현 옮김 / 삼양미디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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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알아야 할~' 이라는 말이 붙은 책은 꼭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나는 예전부터 얇게 그리고 두루 알기 위해서 이런 제목의 책들에 관심이 갔다. 그러나 그런 책들의 대부분은 정말 단편적인 지식들을 나열하기에 급급하고 재미도 크게 없어서 한권을 완독하는 것은 참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러다 유혹처럼 '상식으로 꼭 읽어야할 세계 악녀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세계의 악녀의 이야기라니, 나쁜 여자들의 이야기를 상식으로 알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큰 호기심으로 작용했다. 제목자체가 이미 재미를 담고 있었다. 책은 막힘없이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차례로 보기 보다는 가장 자극적이고 재밌을 것 같은 이야기 부분부터 읽어나갔는데 어느새 책을 완독했다. 내가 읽은 '상식으로'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읽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보는 물론 재미까지 있는 책이었다.

악녀라고 해서 정말 악인의 모습을 한 여자도 있었다. 피로 목욕을 했던 에르체베트 바토리같은 여자는 읽는 내내 소름끼칠 정도로 극악무도한 여자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악녀들은 정말 악녀이기보다는 사랑이라는 치명적 유혹을 자제하지 못해서이거나 시대가 그녀들을 악녀로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악녀이지만 세상을 바꿀 만큼 열정적이고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세계역사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이야기들 속에 자투리 식으로 추가 정보들이 나와 있어서 이해에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대 별로 그리고 동양과 서양을 구분해 놓은 구성 방식 역시도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세계를 움직인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그녀들의 잔인함이나 사악함 보다는 뭔가 연민의 마음이 들었다. 상식으로 알아둬야 하기엔 슬픈 이야기도 많았다. 여자에게 사랑과 야망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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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블링 - 쇼핑보다 반짝이는 청담동 연애이야기
정수현 지음 / 링거스그룹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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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릿 소설이란 장르는 20, 30대 젊은 여자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성공에 대한 재기발랄함이 가득 묻어 있는 소설이다. 지금 내 나이대에 여자들이 쉽게 읽고 열광하는 바로 그런 장르의 소설.. 내가 '블링 블링' 을 읽게 된 계기가 이 칙릿이란 장르에 딱 부합하는 이 예쁜 제목때문이다. 
 

 이런 류의 소설(칙릿)은 대체로 주인공에게 쉽게 감정이입이 되어 마지막에 시련을 모두 극복한 주인공처럼 나 역시도 앞으로 잘 될것만 같은 생각에 힘이 나게된다. 그러나 이 책은 뭐랄까? 그렇게 쉽게 감정이입이 되진 않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주인공들의 이력들... 20대 중반을 살짝 넘기고 있는 나지만 아직 뭔가 뚜렷하게 해 놓은 것 이뤄논 것 없이 살아가는 나로서는 29살에 이 책의 주인공같은 이력은 쉽게 공감대가 형성되진 않았다. 꽃미남이 많기로 유명한 일어학원 원장 팜프파탈 서정과 당돌한 명품브랜드 PR매니저 지은, 그리고 이 책의 서술자 연애 칼럼니스트 시현까지 이쯤 대면 유명한 미드가 떠오른다. 바로 '섹스 엔더 시티' ! 그 미드를 절대적으로 신봉한 책 이 아닐까 싶다. 앞에 나온 작가의 말처럼 방송작가 경력이있는 작가의 소원대로 우리나라에 '섹스엔더시티' 같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포부가 너무 적나라 하게 드러난 책이 아닐까 싶었다. 주인공 부터가 연애칼럼니스트라...캐리와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작가 역시도 책 곳곳에 이런 유명한 미드의 이름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 이런 미드의 주 시청자층이 20대 여자들이기 때문에 이 소설이 그 독자층을 확실히 공략하기 위해 쓰여졌다는 것까지도 알 수 있었다.

 

 29살의 그녀들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에  블링블링한 한마디로 스펙이 좋은 남자를 홍콩으로 데려가서 점수를 주고 가장 블링블링 한 남자를 데려온 사람이 승자가 되어 명품 드레스에 구두, 그리고 700만원짜리 오르골 (이것은 주인공들 각자의 보물이다.)를 받게 되는 커다란 틀 속에서 그녀들의 남자찾기가 책의 주된 내용이다. 각자의 남자를 만나는 과정은 매우 드라마같고 우연적이다. 그래서 뭔가 억지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결국 우정의 소중함을 느끼고 행복한 결말로 끝을 맺는 이 소설은 쉽게 읽을 순 있지만 소위 말하는 '작품성'보다는 지극히 '오락성'에 치중한 소설인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재밌게 술술 읽긴 했지만 내가 읽었던 다른 칙릿 소설들 보단 그렇게 크게 와닿진 않았던 것 같다.

10대 독자들에게 '귀여니'가 극적인 로맨스를 보여줬다면 20대 독자들에겐 이 블링블링의 작가가 그런 극적인 로맨스를 보여줬던 것 같다. 글쎄 한번만 읽게 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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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 - 과학사 7대 수수께끼를 찾아 떠나는 환상 여행 에듀 픽션 시리즈 1
다케우치 가오루.후지이 가오리 지음, 도현정 옮김 / 살림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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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너무나 매력적인 책의 표지에 궁금증이 갔다. 오드아이 고양이가 이야기해주는 과학,사랑? 흥미가 일었다.  고양이가 과연 과학적으로 사랑을 할까? 라는 질문을 처음 보았을 때, 일단 너무나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책의 내용이 고양이가 사랑을 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겠지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런 허무한 내용이 아니라,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유명한 과학적 사실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들이 책에 적혀있었다.

 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나, 혹은 과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과학서적을 읽는 것이 그리 부담이 되지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과학이나 수학이라면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과학소설이 적합할까? 이 소설이라면 대답은 “YES!”다. 환상적인 소재를 이용하여 과학에 무리없이 접근하고 있어서 과학에 흥미가 없는 나에게도 큰 무리가 없이 읽혔다. 특히 주인공인 도오루와 그의 연인 샨린의 사랑이야기를 전체적인 바탕으로 깔아두어, 흥미를 잃지않게 하고 있다. 오드아이 고양이인 에오윈도 판타지에나 나올법한 능력을 지닌 고양이로,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발상은 조금 무리가 있는 것 같지만, 재미있는 생각이었다.

 양자역학에 대한 내용을 조금이나마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고,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한 사실도 처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었던 갈릴레오 사건이라든지, 아인슈타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많이 느끼게 된 것은 과학이 우리와는 멀리 떨어져있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이었다. 눈을 조금만 돌려서 볼 수만 있다면 과학을 새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의 과학은 너무나 전문화 되고 어려워 졌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로 하여금 거부감마저 들게 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과학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인간의 가치판단에 도움을 주는 우리 삶과 유관한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나의 과학적 소양이 조금은 향상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과학을 등한시한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흥미를 갖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어릴 적 재미있게 보았던 시간탐험대가 생각나게 하는 건 왜일까? 왠지 에오윈이 꼭 시간탐험대에 나오는 타임머신 주전자 같은 느낌이었다. 이래저래 여러 가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생각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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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터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글렌 벡 지음, 김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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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점점 추워지는 것 같다. 뉴스에선 연일 사건 사고, 경제 한파를 이야기 하는 지금 따뜻한 이야기를 읽고 싶었다. 그리고 읽게 된 '스웨터'. 처음엔 그저 그런 뻔한 훈계형 이야기일 것이란 생각엔 그렇게 큰 기대없이 읽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 수 록 이 책은 거부 할 수없는 매력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어느새 크리스마스 이브 날, 그토록 간절하게 선물을 고대하던 어린 소년 '에디'가 되어 그가 겪었던 시련, 그 마음을 함께 하고 있었다.
 

 지금 이미 나는 성인이지만 어린 '에디'의 이야기가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누구나 한 번쯤 만나게 되는 인생의 폭풍 속에서 나는 어떻게 그 폭풍을 이겨냈는가를 생각했다. 사실 이겨냈다고 보기가 어려웠다. 그저 나는 폭풍 속 옥수수밭에서 신과 가족들을 원망하면서 꼼짝 할 수 없었던 '에디'처럼 나보다 남을, 그리고 신을 원망했었던 것 같다.

'왜 나만 이런 일을 겪어야 할까'를 억울해 하며 나의 주변을 원망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부질없음을 너무 오랜 시간 아파한 뒤에 깨달았다. 결국 모든 것은 나의 마음이고, 내가 만들어 낸 것들이란 것을...그리고 그 깨달음은 곧 잊혀지고 또 다른 시련이 올때면 같은 일을 반복했다. 

 

 책을 읽는 내내 심술을 부렸던 '에디'의 마음이 '나'의 마음이 되어 아슬아슬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러셀할아버지로 부터 깨달음을 얻었던 그 곳에 나는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마음이 뭉클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행복한 반전을 읽으며 다시 한번 뭉클했다. 이 책은 시련을 이겨내는 법 외에도늘 가까이 있어서 느끼지 못했던 가족에 대한 소중함도 일깨워주었다.  고마운 책이다. 그리고 정말 말그대로 선물같은 책이다. 이 책은 지금 한창 갈 곳을 몰라 헤매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주변환경을 탓하며 좌절하는 사람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사람들 모두에게 정말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스웨터' 2009년 새해 처음 읽은 책으로 앞으로 나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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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탑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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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책을 읽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 ~상 이라는 타이틀이 많아지고 있다. 전문가에 의해 뭔가 검증이 된 책이라는 점에서 신뢰가 가기 때문에 그런 타이틀에 책을 주로 눈여겨 보는 편이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상의 타이틀이 붙었다. 그러나 이 '태양의 탑'은 여느 상들보다 보다 매력적인 문구의 상을 수상해서 보는 순간 신뢰도 + 호기심이 증폭되었다. 바로 [제15회 일본판타지노벨대상 수상작] 그리고 아리송해 보이는 책의 표지도 이 책이 "나는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입니다"를 계속 나에게 어필하고 있었다.

 

 태양의 탑과 판타지라.. 책에 대한 나의 첫 기대 스토리는 탑이 나오니까 현자나 은자가 주인공이고 뭔가 반지의 제왕같은 분위기의 시대와 인물들이 등장하여 무언가를 무찔르거나 이루려고 하는 그런류의 스토리였다. 그러나 책 첫 페이지를 일고 다음 페이지를 읽었을 때 나는 정말 멍했다. 시대는 현대, 마법과 공주는 온데 간데 없고 매우 오타쿠스러운 정말 궁상맞은 느낌의 주인공이 정말 말 그대로 1인칭주인공시점으로 자기 주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말그대로 읽는 내내 신선했다. 정확히 말하면 예상 스토리와 달라서 실망한게 아니라 더 재밌고 흥미로웠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보는 내내 지루함과는 거리가 멀게 아주 즐겁게 읽었다. 판타지...그 무궁무진한 어휘의 뜻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이 책은 가상의 세계지만 새로운 세계의 이야기와 인물들이 아닌 정말 지극히 현실에 있을 법한 남자들의 '망상'을 바탕으로 한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 소재인가? 망상이라니...

 

 교토대에 다닌 주인공은 자기와 한때 연인이었지만 헤어진 여자 '미즈오'를 연구한다. (사실 읽는 내내 둘이 정말 사귀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았지만..) 말이 연구지 다분히 스토커 스러운 그의 행태는 곧 그녀를 사모하는 엔도라는 남자의 저지로 방해받게 되고, 주인공과 별반 다르지 않는 궁상맞고 음울한 친구들의 이야기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그렇고 그런 정말 찌질한(이 표현이 가장 적절한 것 같다)인물들의 망상이야기....


 

"우리 일상의 90퍼센트는 머릿속에서 일어난다."


 

 사카마의 이 대사한마디로 이 책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망상은 경박스럽지 않다. 허무맹랑하지만 어쩐지 그 허무맹랑한 망상을 나도 모르게 납득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보는 내내 유쾌한 기분에 사로잡혀 읽었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 달라는 친구한테 권해주고 싶은 책을 만난 것 같다. 그리고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은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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