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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블링 - 쇼핑보다 반짝이는 청담동 연애이야기
정수현 지음 / 링거스그룹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칙릿 소설이란 장르는 20, 30대 젊은 여자들의 일과 사랑 그리고 성공에 대한 재기발랄함이 가득 묻어 있는 소설이다. 지금 내 나이대에 여자들이 쉽게 읽고 열광하는 바로 그런 장르의 소설.. 내가 '블링 블링' 을 읽게 된 계기가 이 칙릿이란 장르에 딱 부합하는 이 예쁜 제목때문이다.
이런 류의 소설(칙릿)은 대체로 주인공에게 쉽게 감정이입이 되어 마지막에 시련을 모두 극복한 주인공처럼 나 역시도 앞으로 잘 될것만 같은 생각에 힘이 나게된다. 그러나 이 책은 뭐랄까? 그렇게 쉽게 감정이입이 되진 않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주인공들의 이력들... 20대 중반을 살짝 넘기고 있는 나지만 아직 뭔가 뚜렷하게 해 놓은 것 이뤄논 것 없이 살아가는 나로서는 29살에 이 책의 주인공같은 이력은 쉽게 공감대가 형성되진 않았다. 꽃미남이 많기로 유명한 일어학원 원장 팜프파탈 서정과 당돌한 명품브랜드 PR매니저 지은, 그리고 이 책의 서술자 연애 칼럼니스트 시현까지 이쯤 대면 유명한 미드가 떠오른다. 바로 '섹스 엔더 시티' ! 그 미드를 절대적으로 신봉한 책 이 아닐까 싶다. 앞에 나온 작가의 말처럼 방송작가 경력이있는 작가의 소원대로 우리나라에 '섹스엔더시티' 같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포부가 너무 적나라 하게 드러난 책이 아닐까 싶었다. 주인공 부터가 연애칼럼니스트라...캐리와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작가 역시도 책 곳곳에 이런 유명한 미드의 이름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 이런 미드의 주 시청자층이 20대 여자들이기 때문에 이 소설이 그 독자층을 확실히 공략하기 위해 쓰여졌다는 것까지도 알 수 있었다.
29살의 그녀들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에 블링블링한 한마디로 스펙이 좋은 남자를 홍콩으로 데려가서 점수를 주고 가장 블링블링 한 남자를 데려온 사람이 승자가 되어 명품 드레스에 구두, 그리고 700만원짜리 오르골 (이것은 주인공들 각자의 보물이다.)를 받게 되는 커다란 틀 속에서 그녀들의 남자찾기가 책의 주된 내용이다. 각자의 남자를 만나는 과정은 매우 드라마같고 우연적이다. 그래서 뭔가 억지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결국 우정의 소중함을 느끼고 행복한 결말로 끝을 맺는 이 소설은 쉽게 읽을 순 있지만 소위 말하는 '작품성'보다는 지극히 '오락성'에 치중한 소설인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재밌게 술술 읽긴 했지만 내가 읽었던 다른 칙릿 소설들 보단 그렇게 크게 와닿진 않았던 것 같다.
10대 독자들에게 '귀여니'가 극적인 로맨스를 보여줬다면 20대 독자들에겐 이 블링블링의 작가가 그런 극적인 로맨스를 보여줬던 것 같다. 글쎄 한번만 읽게 될 것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