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은 죽음에 관한 책이지만, 읽고 나면 삶에 대해 더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철학자의 마지막 수업》은 철학자 주루이가 자신의 죽음을 앞에 두고 남긴 기록으로,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조건 속에서 오히려 삶의 본질이 또렷하게 드러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은 죽음을 설명하거나 위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왜 인간이 죽음을 사유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사유가 어떻게 삶을 바꾸는지를 차분히 증명한다.

저자 주루이는 쉰여섯의 나이에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철학자로서 학문적 명성과 사회적 영향력이 한창이던 시점이었기에, 그의 죽음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질문이 된다. 그는 이 질문을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을 삶의 가장 진지한 실험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이 평생 붙들어 온 철학적 명제들을 다시 검증한다. 책은 그 검증의 기록이며,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라 사유의 현장이다.
책은 철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열려 있다. 문장은 비교적 명료하고, 사례는 구체적이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삶의 방향을 잃었다고 느끼는 사람, 죽음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 혹은 지금의 삶이 충만한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적절한 동반자가 된다.

《철학자의 마지막 수업》은 죽음을 준비하는 책이 아니라, 삶을 정리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 정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 책은 우리에게 말한다. 죽음을 외면하지 않을 때, 삶은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고. 이 조용하지만 단단한 메시지는,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도록 독자의 마음속에서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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