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은 알베르 카뮈를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철학자’의 자리에서 내려놓고, 지금을 살아가는 한 인간의 곁으로 불러온다. 기존에 카뮈를 접한 독자라면 그의 사유가 종종 무겁고 난해하게 다가왔음을 기억할 것이다. 삶의 무의미, 죽음, 고독 같은 주제는 그 자체로도 부담스럽고, 철학적 논증의 언어는 독자의 진입을 가로막아왔다. 그러나 책은 그런 장벽을 과감히 허문다. 복잡한 설명이나 이론 전개 대신, 짧지만 밀도 높은 문장들로 카뮈의 사유를 현재형으로 되살린다. 그 결과 독자는 철학을 ‘공부’하기보다, 한 사상가의 생각과 나란히 걷는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