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의 뇌과학』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책은 마음을 다그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마음챙김을 다룬 많은 책들이 독자에게 일종의 이상적인 상태를 요구하는 반면, 책은 지금의 상태 그대로 출발한다. 늘 바쁘고, 피곤하고, 집중하지 못하며, 마음을 돌볼 여유조차 없다고 느끼는 현대인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래서 책은 마음챙김을 권유하기보다,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지치게 되었는지를 먼저 이해하려 한다.

저자 스탠 로드스키는 30년 경력의 마음챙김 뇌과학자다. 그러나 그의 글에서는 학자의 거리감이나 전문가의 우월한 시선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현대인의 뇌가 어떤 환경 속에 놓여 있는지를 차분히 설명하며, 우리가 스스로를 탓해왔던 많은 문제들이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구조적 과부하의 결과임을 짚어낸다.

책을 덮고 나면 삶이 즉각적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대하는 시선은 분명히 달라진다. 더 이상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고, 지친 상태를 실패로 규정하지 않으며, 회복을 위한 선택을 미루지 않게 된다. 쉼 없이 돌아가는 하루 속에서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근거를 얻는 셈이다.

늘 바쁜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 쉬고 있어도 마음이 편치 않은 사람, 마음챙김이라는 말이 부담스럽게 다가왔던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시작점이 되어준다. 『마음챙김의 뇌과학』은 삶의 속도를 낮추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그 속도 속에서도 나 자신을 놓치지 않는 법을 과학과 일상의 언어로 조용히 가르쳐준다. 책이 말하는 마음챙김은 결국, 다시 나의 삶을 나의 손에 쥐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연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