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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
루스 윌슨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12월
평점 :
'리앤프리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는 노년의 한 독자가 오랜 시간 마음속에 품어온 작가를 다시 읽으면서, 실질적으로 자신의 삶을 재구성해 나가는 과정을 깊이 있게 담은 회고적 에세이다. 루스 윌슨은 십 대 시절 우연히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만났고, 그 순간부터 오스틴의 소설 속 여성 인물에게 매혹되었다. 당시에는 그것이 단순한 독서 경험에 불과했을지도 모르지만, 수십 년이 지난 어느 날 그녀는 그 작품을 다시 읽는 과정을 통해 생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여정의 기록이며, 문학이 단순한 취미나 교양을 넘어 개인의 삶을 바꾸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루스 윌슨의 인생 곡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가 선택한 방식들이 매우 담담하면서도 놀라운 결단임을 알게 된다. 70세 전후, 그토록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 스스로 ‘졸혼’을 선택하고, 도시를 떠나 시골 집으로 내려가 혼자 지내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들어 “어쩔 수 없지.”라고 말하는 순간에, 윌슨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삶을 전환시킨다. 그것은 결코 화려한 모험이 아니라, 오히려 잃어버린 내면의 목소리를 다시 듣기 위한 절실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이후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 일은 바로 ‘다시 읽기’였다. 그것도 평생 좋아했던 오스틴 전작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읽어낸다.

문학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함께 생각하고 싶은 이들, 노년의 삶을 다시 정의하고 싶은 이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인 오스틴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조심스럽게,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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