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절망과 혼란을 통과해온 한 세대가 세계의 청년들과 함께 써 내려간 공동 질문의 기록이다. 열여덟 살에 ‘학교 밖 청소년’이 된 저자는 배달원, 서퍼, 여행자, 글쟁이, 강연자 등 무려 80여 가지의 삶의 얼굴을 경험하며 스물넷의 오늘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밖 세상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 하지만 2024년 12월 3일, 시대의 균열을 목도한 그 순간, 그는 깨닫는다. 이제 필요한 건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라는 것을. 그렇게 시작된 질문은 국경을 넘어 세계 곳곳의 청년들에게로 확장되었고, 사적인 고민은 공적 성찰이 되었다.
책은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가 품은 질문들로 구성된다. 학교는 꼭 다녀야 하는가, 이미 늦어버린 삶이란 존재하는가, 평범하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와 같은 개인의 고민에서 시작해, 정의란 무엇인지, 기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할 수 있는지, 정치적 올바름은 과연 옳기만 한 것인지와 같은 사회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빠르게 달리는 것을 강요하는 한국 사회에서 ‘인생은 F1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남보다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 갈 것인지, 그 목적지를 스스로 묻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생의 속도는 비교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는 것이다. 동시에 그는 ‘반문할 수 있는 힘’의 가치를 역설한다.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세상이 내밀어 온 답을 비판적으로 되돌려 물을 수 있는 능력은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사회적 역량이자 변화의 원동력이다. 청년들이 품은 질문은 단지 불만이나 투정이 아니라, 멈춘 세상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며, 공동체를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세계 청년들의 목소리는 이 시대가 청년에게 기대고 있는 희망의 증거이기도 하다.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결국 하나다. 다음 세상은 누군가가 만들어서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살아내는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간다는 것. 청년들이 다시 묻기 시작할 때, 사회는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한다. 책은 저자가 청년으로 살아오며 얻은 경험, 세계 곳곳의 친구들이 전한 메시지, 그리고 시대를 향한 날카로운 질문들을 모아, ‘다음 지구로 함께 갈 사람들’을 위한 나침반과도 같은 기록이다. 혼자가 아닌 ‘우리’로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며, 어지러운 시대를 건너는 청년들에게 따뜻한 연대와 실천의 용기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