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8세기 특유의 장황한 문체와 철학적 논증은 현대 독자에게는 높은 진입 장벽이다. 이번 메이트북스의 편역본 『루소의 에밀』은 바로 그 장벽을 허물기 위한 시도다. 번역자 이나래와 엮은이 강현규는 원전의 방대한 논의를 주제별로 재구성하고, 루소 사상의 정수만을 선별해 오늘의 언어로 다듬었다. 장황한 설교 대신 명료한 문장, 난해한 논증 대신 사유의 핵심이 살아 있는 흐름으로 다시 엮어낸 것이다. 그 결과 이 책은 단순한 축약본이 아니라, 원전의 정신을 지키면서도 현대 독자가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살아 있는 교양서”로 완성되었다.
루소의 교육철학은 단 하나의 신념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본래 선하다.” 이 간명한 명제는 오늘날 경쟁과 비교의 논리 속에서 아이를 길들이는 현대 교육 현실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루소에게 교육은 주입이 아니라 해방이며, 가르침이 아니라 ‘도와주는 일’이었다. 그는 아이를 사회에 맞추는 대상이 아니라, 사회의 왜곡을 비추는 거울로 보았다. 아이는 타락한 문명을 정화할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며, “새로운 사회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씨앗”이었다. 루소가 말한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명제는 단순한 회귀가 아니라, 인간 본성의 회복을 위한 혁명적 선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