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잰 스캔런의 『의미들: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은 정신의 고통을 단순히 ‘치유해야 할 병’으로 다루지 않고, 그것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언어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의 정신병동 장기 입원 경험을 바탕으로, 그 시간을 어떻게 견디고 의미화할 수 있었는지를 문학과의 대화 속에서 천천히 풀어낸다. 이 책은 회고록이자 비평서이며 동시에 하나의 문학적 실험이다. 그녀는 실비아 플라스, 마르그리트 뒤라스, 재닛 프레임 등 ‘광기’와 ‘여성’의 경계에서 글을 썼던 작가들의 목소리를 불러내 자신의 이야기에 겹쳐 쓴다. 그렇게 탄생한 문장은 단순한 고백을 넘어, 개인의 상처를 언어로 전환하는 치유의 과정을 증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