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삶을 바꾸는 기질 심리학 - 타고난 기질과 성격으로 해석하는 당신 마음의 심리적 DNA
조연주 지음 / 북스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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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감성 'e북카페'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흔히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을 쉽게 내뱉곤 한다. 그러나 정말 ‘원래 그런 사람’일까? 혹은 환경이 그렇게 만든 걸까? 《관계와 삶을 바꾸는 기질 심리학》은 이 오래된 질문에 심리학적 답을 건네는 책이다. 조연주 작가는 인간의 마음을 이루는 뿌리인 ‘기질’에 주목한다. 이 책은 타고난 기질이 어떻게 감정과 관계, 삶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며, 나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실질적인 ‘심리적 사용설명서’를 제시한다. 저자는 MBTI로 대표되는 단순한 성격 분류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고 과학적인 기질 이해의 틀을 제시한다. 바로 TCI(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검사로, 이는 인간의 기질을 생물학적 기반에서 탐구하는 심리 도구다. MBTI가 ‘나는 외향형인가 내향형인가’를 단편적으로 묻는다면, TCI는 ‘왜 나는 그런 반응을 보이는가’, ‘내 안의 본능은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부딪히가’를 탐색하게 만든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간의 성격이 단순히 ‘성격 유형’의 문제가 아니라 ‘기질과 성격이 조화를 이루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책은 총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마음의 봄’, ‘숨겨진 뿌리’, ‘새싹의 숨결’ 같은 은유적인 제목으로, 인간의 내면이 성장하고 변화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비춘다. 1장에서는 각자의 ‘마음의 모국어’를 찾는 여정을 다룬다. 사람마다 감정의 언어가 다르고, 그것이 오해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2장과 3장은 우리가 흔들리는 이유와 그 안에서 피어나는 변화를 이야기한다. “실수가 아닌 선택”, “드러냄의 미학” 같은 문장들이 인간의 불완전함을 따뜻하게 감싸며, 성장의 가능성을 믿게 만든다. 4장 ‘이방인의 정원’에서 저자는 여기서 “다르게 피어난 꽃”이라는 비유로 인간의 다양성을 이야기한다. 관계 속 갈등의 대부분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타인의 반응을 내 잣대로 해석하려는 순간, 우리는 상대를 오해하고 스스로를 지치게 만든다. 저자는 “기질은 인간의 두 번째 지문”이라고 표현하며, 서로의 기질이 다름을 이해할 때 비로소 관계의 진정한 공존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5장에서는 반응을 넘어 ‘선택’의 주체가 되는 법을 다루고, 6장에서는 내면의 조화를 모색한다. “관계라는 합주, 성숙이라는 조율”이라는 문장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압축한다. 결국 인간의 성숙이란, 자신의 기질을 억누르거나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고 조율하며 삶과 관계 속에서 조화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기질 이해의 목표는 단순한 자기분석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알되,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통로로서의 ‘기질 심리학’이다. 저자는 “기질은 우리의 감정, 관계, 반응을 결정짓는 마음의 기본 언어”라고 정의하며, 기질을 통해 사람을 해석하면 실망이 줄고 수용이 넓어진다고 말한다. 책 속 실제 강의 사례들은 이러한 이론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부부가 같은 문제로 반복해서 다투는 이유,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부모와 자녀의 갈등 등 다양한 관계 속 갈등들이 결국 서로 다른 기질의 표현임을 깨닫게 된다. 조연주 작가는 이론적인 서술보다 삶의 언어로 심리학을 전한다. 문체는 친절하고 설명은 구체적이다. 학문적 용어에 갇히지 않고, 독자가 ‘심리학의 독해자’가 아닌 ‘삶의 실천자’로 나아가길 돕는다. 또한 작가는 “감정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이라고 강조하며, 자기감정의 흐름을 관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감정 일기를 오랜 기간 써온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어, 독자는 이 책을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나를 실험하는 도구’로 삼을 수 있다.

《관계와 삶을 바꾸는 기질 심리학》은 자기이해와 타인이해의 경계를 잇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기질’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고정된 성향이 아니라, 나와 세계를 연결하는 섬세한 언어로 다가온다. 나의 예민함이 결점이 아닌 감수성으로, 타인의 냉정함이 무관심이 아닌 자기보호의 방식으로 보이기 시작할 때, 관계는 달라진다.


“당신은 어떤 기질의 언어로 세상과 대화하고 있습니까?”라는 물음 앞에서 우리는 조금 멈춰 서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깨닫는다. 기질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지 나를 아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인간다운 삶의 첫걸음이라는 것을. 관계로 지친 현대인에게 ‘마음의 나침반’을 건네는 심리학서이자, 더 단단하고 따뜻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실질적 안내서이다. 읽고 나면, 세상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라보게 된다. 내 마음의 언어가 바뀌면, 관계의 풍경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하지만 강하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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