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문학이 어떻게 언어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한 사례이다. 언어는 단순히 의미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세계를 새롭게 조망하게 하는 통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에 글을 읽는 순간, 독자는 단어와 문장을 해독하는 단계를 넘어 자신이 속한 세계를 새롭게 사유하게 된다. 이는 곧 일상의 사소한 순간조차 언어라는 필터를 통과하면서 다시 빛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한다.
『영혼 없는 작가』는 작가의 경계를 넘는 사유와 독자적인 상상력이 만나는 지점에 놓여 있다. 언어와 언어, 장소와 장소, 현실과 환상, 산문과 허구가 끊임없이 교차하며 만들어낸 이 작품은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니라 사유와 체험을 동시에 요구하는 텍스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우리 시대 문학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가 되고 있다. 다와다 요코의 글은 낯설지만 동시에 친밀하다. 그 낯섦이야말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세계의 다층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영혼 없는 작가』는 문학을 통해 언어와 세계, 그리고 우리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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