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흔, 시작하기 좋은 나이
장연이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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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프리북카페'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종종 ‘엄마’라는 이름 아래 자신을 내려놓는다. ‘엄마’가 된 순간부터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어느새 ‘나’는 자취를 감춘다. 도서는 그런 ‘나’를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고 버텨온 한 사람의 고백이자, 그 과정을 통과하며 발견한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장연이 작가는 간호사로 일하며 두 아이를 키우던 어느 날, 오래전 접어두었던 교사의 꿈을 다시 펼쳐보고 싶다고 느낀다. 그 꿈은 단지 직업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잃어버렸던 ‘나’의 조각을 다시 붙이는 일이었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흔히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하겠는가”라는 마음으로 도전했고, 결국 임용고시에 합격한다. 마흔이 되어 다시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한 이 이야기는 단지 시험 합격의 결과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건 그 과정 속에서 그녀가 자신을 새롭게 이해하고, 믿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과정 그 자체이다.


도서는 다섯 개의 장으로 나뉘어, 그녀가 도전을 결심한 배경에서부터 실천한 학습 전략, 현실적인 육아와 공부의 병행, 그리고 무엇보다 내면의 두려움과 싸우는 과정을 차근차근 풀어간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그녀가 실패를 바라보는 태도다.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안에서 성장의 가능성을 찾고, 자녀에게도 그런 삶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 ‘엄마는 실패해도 다시 일어난다’는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실제 삶을 통해 증명된 진실이다. 그녀는 시간 관리에 대해서도 실제적인 팁을 제공한다.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삶, 즉 나의 삶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유효하다. 하루의 시작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정하는 것, 집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나기 위한 결단, 무수한 스터디카페를 전전하며 공부할 수 있었던 실천력 등은, 단순한 자기계발을 넘어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의미 있는 지침이 된다.



장연이 작가는 스스로를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라 말하지만, 오히려 그 평범함이 주는 위로와 울림이 크다. 우리 대부분은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있고, 그래서 누군가의 용감한 실천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이름 안에 갇히지 않고 스스로를 확장해나가는 과정이다. ‘이제 당신 차례다’라는 마지막 장의 문장은 결코 가볍지 않다.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며 희망을 본 우리는 이제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묻게 된다. 나는 어떤 삶을 꿈꾸고 있었는가? 그 꿈을 포기한 적은 없는가?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나는 어디부터 발을 내디딜 수 있을까? 꿈을 위한 도전이 ‘엄마’라는 이유로 미뤄져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정을 돌보며, 일터에 나서며, 매일을 버텨내고 있는 수많은 엄마들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응원을 전한다. 삶을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마흔은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적절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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