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불안이라는 배경 위에서도 ‘살아 있는 감각’을 끊임없이 붙잡으려는 시도로 울프는 폭격의 공포 속에서도 정원에 내리쬐는 햇빛에 마음을 두고, 불안정한 세계에서 자연의 순환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녀는 슬픔과 절망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한가운데서 피어나는 연약하지만 강인한 생의 감정을 놓치지 않는다. 그것은 다정하고, 깊고, 무엇보다 인간적이다. 『모두의 행복』은 단순히 울프의 자연 예찬이나 회고록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종종 잊고 지내는 감정의 깊이를 다시 꺼내 보여주는 하나의 거울이다.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만의 풍경과 기억을 불러오게 만들며, 삶이란 이토록 미묘하고 조용한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문장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우리 안에도 하나의 작은 정원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진실한, 그런 정원 말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모두의 행복'이란,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누구도 완전히 붙잡을 수 없는 어떤 감정의 무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지나간 시간을 다시 더듬어보는 행위이자, 잊고 있던 감각에 다시 손을 얹는 일이다. 도서는 그 작은 손짓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조용하지만 위대한 문학적 초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