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백끼 - 미식의 도시 홍콩에서 맛보는 100끼 여정
손민호.백종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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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 : 홍콩백끼

-글쓴이 : 손민호, 백종현

-업체명 : 중앙북스

-후기내용 :

단순한 맛집 가이드북을 넘어, 하나의 도시를 입체적으로 탐험하는 문화기행서인 도서는 50여 일 동안 발로 뛰며 130곳 이상의 식당을 취재하고, 500가지 넘는 요리를 맛본 끝에 골라낸 100곳의 식당을 통해, 독자에게 '홍콩'이라는 도시를 입 안에 담아보게 한다. 도서를 펼치는 순간부터 독자는 그야말로 음식의 향기로 물든 도시 한가운데로 끌려들어간다. 도서에서 다루는 건 단순히 딤섬이나 훠궈 같은 음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음식이 태어난 공간, 살아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공유하는 일상의 조각들이다. 예컨대, 차찬텡에서는 더 이상 집밥이 일상이 아닌 사회의 단면을 읽게 되고, 다이파이동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거리의 풍경과 술기운을 머금은 사람들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도서는 음식을 통해 도시의 시간을 추적하고 있다. 노포에서는 세월이 밴 손맛과 함께, 한 세대를 살아낸 공간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반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글로벌 미식 트렌드와 전통 사이의 긴장감을,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감각적인 바와 디저트 숍에서는 도시의 현재와 미래를 읽을 수 있다. 이는 곧 '무엇을 먹는가'가 아니라 '왜 먹는가', '누가 먹는가'를 묻는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실용적인 면에서도 도서는 매우 충실하다. 소개된 맛집 정보는 구글맵과 연동되는 QR코드를 통해 바로 활용할 수 있어, 독자들은 도서를 여행 가방에 넣어 두기만 해도 든든한 안내서를 얻는 셈이 된다. 각 장의 시작 부분에 삽입된 QR코드로는 100곳의 맛집 리스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실제 여행에서 바로 참고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이 도서가 특별한 이유는, 음식이 단순한 정보나 관광의 수단이 아니라, 도시를 이해하는 하나의 언어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하가우의 투명한 피 하나에도 장인의 정성과 전통이 깃들어 있음을 놓치지 않으며, 홍콩이라는 복잡한 도시가 왜 '미식의 용광로'라 불리는지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도시의 풍경과 문화, 역사와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매일같이 반복되며 축적되어 온 ‘먹는 삶’을 진지하게 응시하고 있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독자는 어느새 홍콩의 좁은 골목을 걷고, 노천 식당의 의자에 앉아 소란한 저녁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도서는 홍콩에 처음 가는 이에게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여행 동반자가 되고, 이미 여러 번 홍콩을 찾았던 이에게는 다시 그곳으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매혹적인 초대장이 된다. 음식을 통해 도시를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반드시 곁에 두어야 할 단 한 권의 여행 안내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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