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천착했던 주제들은 여기에 모여 있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꿈. 대도시의 풍경 속에서 감돌던 낯선 긴장. 여행과 이동이 불러오는 낯선 시선. 아이들의 놀이에서 발견하는 언어의 가능성. 도박과 점술, 그리고 소망. 그의 글들은 이 모든 것들을 서늘한 거리감과 따뜻한 애정이 섞인 시선으로 담아낸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문장들 속에서 끝없이 실험한다. 문학적 글쓰기와 비평적 글쓰기를 가르는 선을 무너뜨린다. 이야기는 이론을 머금고, 이론은 이야기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저자가 택한 방법은 저널리즘의 즉각성을 배격하고, 구술 전통의 방식을 복원하는 것이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는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그렇게 여러 겹의 목소리가 쌓인다.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는 기록되고, 경험은 다시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