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날 모든 장소
채민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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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리앤프리'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은 공간 속에서 살아간다. 집, 학교, 도서관, 놀이터 같은 장소들은 너무나 익숙해 의식조차 하지 않지만, 우리의 삶을 깊숙이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도서는 이러한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저자는 건축 기자이자 연구자로서, 그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미국에서 1년간 생활하며 경험한 공간의 의미를 탐색한다. 낯선 곳에서 시작된 여정은 결국 공간이 우리의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깨닫는 과정이 된다.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저자가 ‘이방인 생활자’로서 익숙한 장소를 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순간들이 축적되면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공간의 본질을 되묻는다. 저자는 미국에서 생활하며 자신이 속한 공간을 능동적으로 탐색해 나간다.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며 생활 공간을 만들어가는 경험에서 시작해, 아이와 함께 놀이터를 찾고, 슈퍼마켓에서 식재료를 구입하며 현지인들과 교류하는 과정 속에서 미국 사회의 모습을 관찰한다. 건축 기자로서 축적된 그의 시선은 단순히 장소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이 개인과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분석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학교와 도서관, 놀이터 등의 공공 공간을 통해 미국과 한국의 공간 문화 차이를 조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한국의 학교가 높은 담장과 철문으로 둘러싸여 있는 반면, 미국의 학교는 지역 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말이면 농산물 장터가 열리는 학교 운동장,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도 편하게 쉴 수 있는 도서관, 도시 곳곳에 자리한 개방적인 놀이터는 ‘공간이 어떻게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이러한 차이가 단순한 건축 방식의 차이를 넘어, 사회가 공동체를 구성하는 방식과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공간을 통해 문화를 읽고, 사회를 해석하는 한 편의 깊이 있는 에세이인 도서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집, 거리, 도서관, 공원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가 속한 공간을 다시 바라보고,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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