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새우의 고래 외교’를 보여주는 국가이다. 작은 도시국가이지만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강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 지정학적 특성을 활용해 무역과 금융 중심지를 만들고, 외교적으로는 철저히 실리적인 접근을 한다.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독립성을 잃지 않는 것이 싱가포르 외교의 핵심이다. 반면, 코스타리카는 전 세계에서 군대를 폐지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하지만 군사력이 없다고 해서 외교력이 약한 것은 아니다. 대신 평화 외교를 무기로 국제 사회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환경과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국제적인 신뢰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국가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쿠바는 의료 외교로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조율해왔다. 사회주의 국가로서 미국과 대립해왔지만, 의료 기술과 인력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고 외교적 입지를 다졌다. 이는 쿠바가 세계 정치 무대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도서에서 다루는 여러 국가 중 특히 북한과 아이슬란드는 독특한 외교 방식을 선택한 사례이다. 북한은 핵을 통해 강압 외교를 펼치고 있으며, 아이슬란드는 영국을 상대로 세 차례나 승리한 ‘대구 전쟁’을 통해 강대국도 무릎을 꿇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은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힘을 바탕으로 협상력을 키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물론 국제 사회에서 논란이 많은 방식이지만, 강대국에 맞서 자주성을 유지하려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아이슬란드는 경제력이나 군사력이 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국과의 분쟁에서 강한 결기를 보이며 주권을 지켜낸 나라이다. 영국이 어업권을 침해하려 했을 때, 강대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켰다. 이러한 외교적 태도는 작은 나라라도 충분히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위스, 스웨덴, 오스트리아와 같은 중립국들의 외교 전략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중립을 유지하며,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스위스는 ‘고슴도치 중립’이라는 표현처럼 어떠한 외압에도 쉽게 굴복하지 않는 강경한 중립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군사적 중립을 선언했지만, 자국 방어를 위해 강한 자위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웨덴은 무장 중립을 채택하여 국방력을 유지하면서도 외교적으로는 독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무기 산업을 발전시켜 경제적 이익과 안보를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참여적 중립’을 표방하며, 국제기구 활동과 외교적 중재 역할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중립국이라고 해서 단순히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외교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