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라, 당찬 외교
안문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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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국제사회에서 국력이 곧 국가의 자율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힘이 없으면 이리저리 치이며 자주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강대국의 시류에 휩쓸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작다고 해서 반드시 약한 것은 아니다. 국토 면적이 작고 인구가 적어도 경제력, 군사력, 문화적 깊이를 바탕으로 자주적인 외교를 펼치는 나라들이 있다. 도서는 그러한 국가들의 사례를 분석하고, 우리 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 도서는, 약소국 외교의 개념을 정의한 후 13개 국가의 사례를 통해 그 특징을 살피고 있다. 싱가포르, 코스타리카, 쿠바, 베트남,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등 크지 않지만 강한 외교를 펼치는 나라들의 전략을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소국 외교의 핵심이 '신념'과 '실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크고 강한 나라들은 힘을 앞세운 외교를 펼칠 수 있지만, 작은 나라들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자신들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이를 외교적 무기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새우의 고래 외교’를 보여주는 국가이다. 작은 도시국가이지만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강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 지정학적 특성을 활용해 무역과 금융 중심지를 만들고, 외교적으로는 철저히 실리적인 접근을 한다.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독립성을 잃지 않는 것이 싱가포르 외교의 핵심이다. 반면, 코스타리카는 전 세계에서 군대를 폐지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하지만 군사력이 없다고 해서 외교력이 약한 것은 아니다. 대신 평화 외교를 무기로 국제 사회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환경과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국제적인 신뢰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국가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쿠바는 의료 외교로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조율해왔다. 사회주의 국가로서 미국과 대립해왔지만, 의료 기술과 인력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고 외교적 입지를 다졌다. 이는 쿠바가 세계 정치 무대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도서에서 다루는 여러 국가 중 특히 북한과 아이슬란드는 독특한 외교 방식을 선택한 사례이다. 북한은 핵을 통해 강압 외교를 펼치고 있으며, 아이슬란드는 영국을 상대로 세 차례나 승리한 ‘대구 전쟁’을 통해 강대국도 무릎을 꿇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은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힘을 바탕으로 협상력을 키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물론 국제 사회에서 논란이 많은 방식이지만, 강대국에 맞서 자주성을 유지하려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아이슬란드는 경제력이나 군사력이 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국과의 분쟁에서 강한 결기를 보이며 주권을 지켜낸 나라이다. 영국이 어업권을 침해하려 했을 때, 강대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켰다. 이러한 외교적 태도는 작은 나라라도 충분히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위스, 스웨덴, 오스트리아와 같은 중립국들의 외교 전략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중립을 유지하며,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스위스는 ‘고슴도치 중립’이라는 표현처럼 어떠한 외압에도 쉽게 굴복하지 않는 강경한 중립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군사적 중립을 선언했지만, 자국 방어를 위해 강한 자위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웨덴은 무장 중립을 채택하여 국방력을 유지하면서도 외교적으로는 독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무기 산업을 발전시켜 경제적 이익과 안보를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참여적 중립’을 표방하며, 국제기구 활동과 외교적 중재 역할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중립국이라고 해서 단순히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외교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도서에서 소개하는 여러 나라들의 외교 전략은 한국이 처한 국제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강한 편이지만, 지정학적으로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있어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가 많다. 따라서 어떤 방식의 외교 전략이 우리에게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외교는 결국 국가의 생존 전략이며, 자존감을 지키면서 실리를 챙기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작은 나라들이 보여준 다양한 외교 전략은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강대국 사이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확보한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약소국이 어떻게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여, 단순한 외교 이론이 아니라 실제 국가들이 취한 전략과 성과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도서를 통해 독자들은 외교가 단순한 국가 간 협상이 아니라, 국가의 존립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처럼 강대국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국가라면, 도서에서 다루는 여러 전략들이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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