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서 - 250년 동안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침묵론의 대표 고전 arte(아르테) 에쎄 시리즈 3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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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침묵의 서
저자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출판아르테(arte)발매2024.12.30.


지난 세기의 현자1)를 언급하며 만인에게 침묵을 통해 시대에 만연된 오류가 번복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지침서로 활용되기를 바란다는 머리말로 시작하는 도서는 침묵과 관련하여 말과 글이라는 2가지 큰 주제로 나누어 침묵에 대하여 저자의 철학적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1) 디누아르의 글이 18세기 계몽주의 시기에 쓰였음을 고려할 때, 지난 세기를 17세기로 한정한다면, 침묵의 서에서 언급된 “현자”의 모델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인물은 당시의 철학적, 도덕적 담론에서 침묵과 언어의 사용을 논의했던 주요 사상가들의 사상적 전통에서 영감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17세기와 관련해 디누아르의 침묵론에 부합할 만한 “현자”로 추정되는 인물 중 그 첫 번째는 침묵과 말의 관계를 종교적, 철학적 관점에서 깊이 사유한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 1623?1662)로 그는 팡세에서 인간의 한계와 언어의 불완전성을 논하면서, 침묵을 초월적 진리를 향한 통로로 보았고 종교적 차원에서 침묵을 신성한 신비를 경험하는 방법으로 보았다. 두 번째 인물은 신중하고 체계적인 사유를 강조하며, 불필요한 말 대신 침묵 속에서 명확한 진리를 추구하는 태도를 옹호했던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로 그의 성찰(Meditationes de Prima Philosophia)에서 의심과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말보다는 내적 고요와 성찰 속에서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고 보았다. 기타 후보로는 저작에서 불필요한 언어 사용은 오히려 진리를 왜곡하거나 방해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침묵과 신중한 말하기를 지혜로운 삶의 일부로 간주했던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과 리바이어던에서, 홉스는 언어가 인간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필요할 때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 인간관계와 정치적 안정에 필수적이라고 보았던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 침묵은 진리와 연결되는 내적 상태로 여기고 언어보다는 진리를 깨닫기 위한 사유와 내적 고요를 중시했던 스피노자(Baruch Spinoza, 1632?1677)등이 있다.


 
제1부의 말과 침묵에 관한 주제에서 저자는 침묵을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말의 사용과 절제를 통해 지혜와 덕을 실현하는 도구로 정의하며 불필요한 말은 종종 오해를 낳거나 갈등을 초래하므로, 말하기 전에 생각하고,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말해야 한다는 타이밍과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또한 말이 진정으로 중요한 순간에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인 침묵은 말의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작용한다고 보며, 침묵의 필수 원칙과 그 종류, 나이에 따른 침묵의 태도와 조언, 침묵의 시작과 실행 경로, 권세가와 민중들에게 권하는 조언 등을 다루고 있다.




제2부에서는 진정한 지혜는 말로 완전히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표현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여기는 글쓰기와 침묵의 관계를 탐구하며,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동시에, 침묵의 가치와 내면적 고요를 유지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침묵은 창작과 성찰의 필수적인 전제 조건으로 글쓰기가 단순한 기록의 과정이 아니라, 내면의 침묵을 통해 도달한 통찰과 진리를 외부로 드러내는 행위라고 보며, 글은 침묵에 비해 종종 불완전하거나 오해의 여지가 있어 글쓰기에서도 불필요한 과잉 설명을 피하고, 간결함과 절제를 통해 본질에 다가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잘못된 정보나 감정적인 글은 독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글을 쓸 때 신중하고 절제된 자세가 요구되는 책임이 따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저자가 도서를 통해 침묵은 단순한 부재(不在)가 아니라, 적극적인 선택과 사유의 과정으로 말을 할 때조차 침묵의 덕목을 실천함으로써 지혜와 타인의 존중을 실현하고, 글쓰기는 내면의 침묵에서 비롯된 성찰과 지혜를 외부 세계로 전달하는 도구로 여김으로써 궁극적으로 침묵을 통해 내적 고요를 유지하며, 외부 세계와 조화를 이루는 삶을 추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태그#침묵의서#조제프앙투안투생디누아르#아르테#책과콩나무#책과콩나무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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