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의 공간들 - 소란하지만 행복했던, 다정한 그곳에 대한 단상
이주희 지음 / 청림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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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서사는 자신이 머무른 곳에서 부터 시작된다."

공간의 의미가 모든 이들에게 보편적 가치를 무시하고 베끼기식의 천편일률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는 없겠지만 보통사람들에게 있어서 그 편차의 크기는 그리 상당하지 않을 것이다.



향수를 불러오는 장소로서 고향을 의미하는 태생적 공간은

자신의 내력을 의식화하려고 하는 욕망이 강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따라서 고향을 소재로 삼아 정체성의 근원적 공간을 생성하게 되는데,

이는 삶이 연속성을 가지는 동안에는 잠재 의식과도 연관된다.

또한 어린시절은 돌아갈 수 없는 시간적 변화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안주할 수 있는 공간 건설해야 한다는 자의식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호불호나 도덕적 기준에 관계하지 않고 과거로의 회귀의식은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닥쳐온 역경과 풍파에 휩쓸리며 살아가야 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자아가 근원적 공간을 통해 현실이라는 불안한 위치를 잠시나마 잊게해주면서 다양한 감정들을 위로하여 세상을 살아갈 힘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현실에서의 삶과 연계되는 문제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 사회적 공간은

안정된 공간을 갖지 못한 불안감에서 벗어났으나 다양하고 새로운 세상의 공간을 통해 불안감을 드러낸다.

변화된 삶에 적응하기위해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점차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동시에 현실화된 공간을 추구하게 된다.

즉 현실의식 속에 자신의 의지에 반할 수도 있는 정주공간을 찾아 실현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자의반 타의 반 과도하게 증폭된 삶의 공간을 벗어나 진정성을 찾는 의식을 일정한 시간이 흐른 후에는 비교적 안정된 시각으로 자신이 경험한 공간을 회상하거나 일관되게 추구해 온 의식을 마무리하는 양상을 띤다.



도서는 총 5장ㅡ타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공간, 식구로 바라보는 공간, 세상 속 함께하는 공간, 자신에 대한 상념의 공간, 과거와 미래의 공간ㅡ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마다 4~5곳의 공간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가 쉽게 이미지로 형상화할 수 있는 낯익은 장소를 그리고 있다.

태생으로 부터 시작되어 주어지는 자신의 일상적이고 평범한 삶을 중심으로, 인생의 배경이 되는 공간이 자신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삶이 고난과 역경으로 살아나가는 세대 일수록 아픔의 시간만큼 다양한 공간 세계를 엿볼 수도 있으리라.

역사의 커다란 흐름과 함께하는 경험은 투철한 현실인식이 필요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재현되는 변화의 과정을 통해서 그 토대가 되는 배경으로서 공간은 다양한 의미로 변용시키고 재현되는 의식의 문제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공간의 폐쇄나 개방성, 공유와 독자성, 규모와 형태와 무관하게 의식 속에 형상화 되어 삶을 담는 포괄적인 그릇으로 체험이 다양하게 구체화된 공간이 시간과 함께 흐른 기억 속에 가라앉져 있지만 의식과 의지의 특정화된 공간 속에서 잠재되어 있다가 공존했던 감각을 일깨우는 우연한 사유를 통해 노출시킬 수 있는 인식의 공간을 불러일으켜보자.



저자가 우리에게 보여 지우고 있는 공간들은 많은 이들에게 너무나 익숙하여 평범한 하루의 일상적인 삶을 담겨 있는 특별하지 않은 장소들이다. 범인들인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생은 일상적인 하루로 차곡차곡 채워져 나갈 것이고 그것이 이루어 지는 장소인 일상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삶의 형태이다. 일상이 무너지는 커다란 문제점이 닥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평범한 하루하루가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는 굳건한 뼈대의 형태로 남아 그것에 만족하는 욕심없이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하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삶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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