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열린책들 세계문학 10
프란츠 카프카 지음,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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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이 그렇다. 왠만한 사람들도 그 내용은 얼추 알고 있는데 실상 직접 읽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나도 그 '생각보다 많은' 사람 축에 끼는 사람. 특히나 소설 쪽은 더 그렇다.

카프카도 마찬가지인데, 대학교 때 독후감 교재이긴 했으나 내가 속한 반의 교재는 아니었기에 읽질 않았었다.

물론 대충의 내용은 알고 있고. (역시 고전? -_-)

왠지 고등학생 필독서에 끼어있을 법한 이런 책들은, 시기를 놓쳐버리면 다시 손에 쥐기가 그리 쉽진 않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왠지 '이런 책을 아직도 안읽었다고 티내기 싫기 때문'일 거 같기도. ㅎ;

여튼... 이 '변신'도 여러 출판사와 여러 번역자들의 판본이 있는데, 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선택.

열린책들의 사이즈도 맘에들고 문고판인 것도 맘에 들어서 선택했는데, 이제 이 문고판은 절판되었다.

 

카프카의 중단편을 모아놓은 것인데, 읽고 난 느낌은 참 특이하고도 기괴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일부 단편들은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가늠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그닥 재미있지도 않았고.

'만약 이 작품이 젊은 한국작가가 쓴 것이라면 나의 반응은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이름'이 가지는 권위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조금 편차가 있기는 했지만, 나름의 의미를 찾아가며 잘 읽었는데... 문제는 작품해설.

 

『변신』에서는 실직하여 경제 능력을 잃은 가장에 대한 가족의 따가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결국 한 마리 바퀴벌레가 되어 차라리 죽음을 갈망하게 된다. 나중에 히틀러가 유대인을 <갑충Ungeziefer>이라고 부르며 카프카의 여동생들을 강제 수용소에서 처형한 것을 보면 카프카의 에지적 능력에 섬뜩한 느낌이 든다.

 

솔직히 이 부분을 읽고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아무리 카프카라고 하지만 나치즘과 얽어서 '예지적 능력'까지 들먹거리는 건 너무 오버 아닌가?

이런 식의 오버는 오히려 죄없는(?) 카프카에 대한 반감만 만들어낼 수 있다. (작품 해설 읽는 내내 그랬다 -_-...)

 

그러나... 역시. 카프카가 무슨 죄가 있으랴. 그는 자신의 작품을 모두 태워버리라고 했던 사람인데.

어쨌거나 아무리 '고전'이라고 해도 그 위압감을 이겨내고 읽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고전'이라고 불러왔던 이유를 또 반드시 생각해야만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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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go 2010-09-17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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