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빈곤 - 산업 불황의 원인과, 빈부격차에 대한 탐구와 해결책 현대지성 클래식 26
헨리 조지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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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빈곤
헨리 조지
현대지성
산업 불황의 원인과,
빈부격차에 대한 탐구와 해결책



"산업 불황의 원인과
빈부격차에 대한 탐구와 해결책"
-진보와 빈곤 표지 중-

 

 


1879년에 출간된 책이라 한다
140년 전이다

적어도 140년, 서민들은 늘 불황이었고
빈자와 부자의 격차는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는
살아있는 증거가 아닐까? ~^^

가볍게 읽기엔
두께와 용어의 부담이 두 손에
묵직하게 전달된다

오늘날 세계 토지제도에
큰 영향을 준 경제사상의 고전이라한다

부에 관한 설명들 중
눈에 들어오는 구절을
곱씹어 본다

"어떤 사회의 인구 집단 중
일부를 노예로 삼는다고 해서
그 인구 집단의 부가 증가하지는 않는다
노예 주인이 얻은 것은
곧 노예가 빼앗긴 것이기 때문이다

토지 가격의 상승도
사회 전체의 부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토지 소유주가 얻은 높은 가격은
토지 임차인 혹은 매수인이
그만큼 잃은 것이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부에 대한 용어를 이렇게 정의한다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부"라는 용어는
교환가치를 가진 모든 것..."
-본문 중에서-

하지만 정치경제학의 용어로서
부를 한정적인 의미로 제한해야 한다 주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부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은
그것들의 증감이 부의 총액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부라고 할 수 없는 것들로는
증권, 저당권, 약속어음, 은행 수표
기타 부의 이전을 약속하는 것들...

토지나 기타 자연의 기회"
-본문 중에서-

하여 저자는

"정치경제학에서 사용되는 부라는 용어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인간의 노력이 들어가고, 이동되고, 종합되고,
분리되고 혹은 다른 방법으로 가미된
자연의 생산물을 의미한다"
제2장 용어들의 의미 중-

저자는 서론(문제의 제기)에서
사회의 진보가 왜 빈곤을 야기하는지
수수께끼 같다고 말하며 이를 풀지 못하면
인류가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한다

총 10권으로 나뉜 챕터는

제1권 임금과 자본
제2권 인구와 식량
제3권 분배의 법칙
제4권 물질적 진보가 부의 분배에 미치는 효과
제5권 문제의 해결
제6권 해결책
제7권 해결책의 정당성
제8권 해결책의 적용
제9권 해결책의 효과
제10권 인류 진보의 법칙
결론(개인 생활의 문제)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임금과 자본의 용어 설명과 개요
그 의미의 정확한 해설에 집중하고 있다

제1권 2장 용어의 의미 말미에서
저술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경제학 교과서를 쓰려는 게 아니고,
단지 어떤 중대한 사회적 문제를
지배하는 법칙을 찾아내려고 한다

만약 독자들이
자본이라는 용어를 만났을 때
그 의미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나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라고 본다"
-제1권 2장 용어의 의미-

이에 역자는
여기서 말하는 중대한 문제는
발전하는 사회 내의 심각한 가난이고
법칙은 가난을 물리치기 위한
해결책을 말한다고 부연해준다.

또한
집필의 경위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잘 사는 사람은
마천루를 지을 정도로 부자인데
가난한 사람은
끼니를 이어가기도 어렵고
그 자식들은 옷도 제대로 입지도 못한 채
맨발로 도시를 뛰어다니는 광경을 보고서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헨리는 고전경제학자들의 저서들을
깊이 파고들었다
그러나 이 경제학 책들을 아무리 읽어도
왜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지
명확한 대답을 얻지 못했다"
-역자 해제 중-

다시 제1권으로 돌아와
경제에 대하여 문외한인 나의 시선으로
자본과 노동, 생산과 임금의 지급 또는
교환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려 노력해본다

"임금은 자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노동에 의해 생산된다"
-제1권의 3장 소제-

회사를 운영할 때
초기에 투자되는 자본
그리고 노동에 사용되는 임금 등을
저자는 소비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지속적인 생성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자본은 사용되는 것이 아닌
축적되는 것이라 말한다

때문에 임금은 노동에 대한 대가로
자본에 의해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이 생산해낸 생산물 등에 의해 만들어져
자본은 생산물을 축적하고
임금으로 교환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임금을 받는 사람들은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조금 더 당당하게
자본과 협력하며 대화하고
숭고한 노동에 대하여
존중받으며 생활할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산업 불황의 원인과
빈부격차에 대한 탐구와 해결책이라는 부제와
진보와 빈곤이라는 타이틀에 이끌려
경제에는 문외한인 내가 책을 집어 들었다

책에서 설명되고 있는 각각의 용어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문명이나 사회가 진보하면서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빈곤의 이유도
살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책을 정독하며
막연하게 좋은 사회를 바라고
편중된 자본에 독기를 뿜어내고
열심히 노력하면 대접받는 사회를
바라기만 하는 거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연대와 협력의 방안을 고민해보고
실현 가능한 분배가
이루어지는 사회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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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스틴 _ 권윤덕 _ 평화를 품은 책

작가 권윤덕은
대학 2학년 때 5.18을 접했다 한다
그리고 작가의 말에 이렇게 남긴다

"나에게 5.18 광주는 하얀색이다
아스팔트 바닥 핏물 위에
부서져 내리는 햇살
반사되어 하얗게 반짝이며 아른거리는
죽음의 하얀색이다"

- 책 말미 작가의 말 중에서 -


궁금했다
그리고 새로웠다
"M16 씩스틴"이라
책 말미 작가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의 구별은 분명해야 하고
5.18의 비극을 만들어 낸 책임자에게는
죄를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끝내 옳은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
용기 있는 사람들의 가능성과 희망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계엄군의 총 '씩스틴'은 그런 가능성과
희망을 대변하는 캐릭터입니다
또한 가해자가 시민들의 힘을 느끼면서
그동안 갖고 있던 신념 같은 것들이
흔들리고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통해
시민들의 저항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책 말미 작가 인터뷰 중에서-


생각보다 많은 것을 목격해버린
국민(초등) 학교 3학년
살던 동네 골목에서
죽은 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접했던 어린 소년
그럼에도 따듯한 오월 햇살 가득한 거리에서
우리 군인 아저씨라며 손 흔들어대던
철없는 소년이 중년이 되어 바라본
5.18 광주 이야기
"씩스틴"

책을 보며
계엄군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듯했다
(총이 건 군인이 건 비슷한 처지가 아니었을까?)​
시키는 대로 해야 했다는 이유로 변명하지만
결국 죄의식은 자신이 가져야 했을 사람들

39년이 지난 지금도
당사자는 물론이려 거니 와
일부 정치인들조차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막말을 뱉어내고
서로서로 '쟤가 그렇게 말했어요!'하며
책임 없이 인용하고 부끄러움 없이 당당한...

5.18을 신성시하자는 이야긴 아니다
하지만 그때 그 자리에서 자행된 일들
그 사실들은 정확하게 밝혀주고

숱한 세월을
'폭도', '빨갱이'란 오명으로 살았던
광주 시민들의 명예를
더 이상은 더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보고 싶었던 마음이 그러했고

그러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읽고 생각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주먹밥을 건네는 아주머니에게서
음료수를 내오는 가게 아저씨에게서
죽은 몸을 닦아 주는 여공에게서
헌혈을 기다리는 시민들 틈에서...
작은 씨앗 망울들이 눈부시도록 하얗게
광장 가득 피어오르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책의 마지막
씩스틴의 독백일 문장이
깊게 여운을 남긴다

"이제
시민이 나를 지키고
나는 시민을 지킨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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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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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에 걸쳐
논어를
읽어보려 시도했다.

제1편의 첫 장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습'의 의미를
곱씹어 보기도 했지만 거기까지...

무턱대고 읽어보면 기억이 나지 않고
열심히 읽으려 해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포기하기 일쑤였다.

여러 책에 소개된 문구나
좋은 말들만 대충 알은체하며 살다

살아온 시간 때문인지
읽는 힘이 생겨서인지

이번에 만난 논어는
조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었다

더구나
책 말미 논어 해제 편의 설명은
논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듯하다

'논어'는 한 사람의 저자가
일관적인 구성을 바탕으로
서술한 것이 아니라,
공자의 삶 전체에 걸쳐
그 언행을 모아 놓은 것이기 때문에
여타의 경전들과는 달리
격언이나 금언을
모아 놓은 성격을 띤다.

P 390 [논어 해제]

논어(論語)라는
명칭의 기원에 대해서도
논의가 분분하지만,
대체로 논(論)이란
의(議, 의론하다),
혹은 논찬(論纂)의 뜻이고
어(語)란, 변론(辯論)의 의미로서

결국 논어란
공자의 말씀과 제자들과의 변론을
모아놓은 어록체(語錄體)의 기록이다.

P 390 [논어 해제]

논어는 현재
총 20편, 492장, 600여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문장에
자왈(子曰)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본 책에서는
공자가 말했다로 표현되어 있지만
예전 어느 분이 강의에서 설명하시기를


공자는 제자들을 가르침에 있어
제자가 질문하면 그 수준에 맞춰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서
누군가 질문하는 내용에 대한
답을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하여 정확히 표현하자면
00 제자가 XX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니
공자께서 그 XX에 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논어 해제에
각 편에서 말하는 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어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전체를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었다


불현듯
보고픈 곳을 다시 찾아보며
책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점령한다.


思無邪 (사무사) (2.2)
생각함이 곧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2.15)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미혹되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放於利而行, 多怨 (4.12)
(방어리이행, 다원)
이익을 추구하여 행동하면
원망이 많이 따른다.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6.28)
(능근취비, 가위인지방야이)
자신의 처지로 미루어
다른 사람의 형편을 헤아리니,
가히 인을 실행하는
방법이라 할 것이다.
多聞, 擇基善者而從之,
多見而識之, 知之次也 (7.27)
(다문, 택기선자이종지
다견이식지, 지지차야)
많이 듣고서 그중 취할 만한 것을 배우며
많이 보고 마음속에 기억하는 것,
이것이 차선의 지혜이다.

 

짧은 생각으로
마음에 남는 구절 몇 군데를
적어보았다.
장 전체를 이야기하는 게
맞겠다 싶지만
그중 마음에 남는 구절만 담아봤는데
이렇게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차츰차츰 더 읽어보기 위한
인덱스 정도로 생각해보려 한다.

차츰 책을 읽는다는 것이
많은 생각을 동반하게 되어
쉽게 들지도 쉽게 놓지도
못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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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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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에 둘러싸여 있는 안동의 봉정사 전경은 
책표지를 넘기기 전부터 마음 설레게 하였다.
책을 펴내며를 읽기 전에 목차부터 살펴본다.
어느 산사가 뽑혀 실려 있는지를.
순서대로가 아닌 끌리는 산사부터 펼쳐본다.

역시 부석사..
그리고는 솔직히 나머지는
이름도 들어본 적이 있었나 싶은
나의 무지를 깨닫는 순간이다

우리나라 산사(山寺) 7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됨으로
대한민국은 산사의 나라임이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셈이다.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산사 Sansa. 우리말의 영문표기.
얼마 전에 티브이에서 보게 된
어느 프로그램에서 단색화 Dansaekhwa.
우리말의 영문표기로  사용한다 해서
감동받았던 기억이 났다.

산사.
산에 있는 절이라는 게
너무나 친숙하고 평범하여
뭐 그리 대단한가 싶었던 지라
산사의 유래, 구조와 명칭,
각각 유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며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우리의 산사가 새롭게 다가왔다.

"이처럼 산사에 오면
누구나 일상을 되돌아보면서
혹은 위로를 얻고 혹은 깨달음을 얻는다
.
세파에 시달림이 심할수록
산사의 서정이 사무치게 다가온다"


우리가 산사를 찾는 진정한 이유일 것이다.

영주 부석사.
- 사무치는 마음으로 가고 또 가고

가본 곳이기에 소제목이 마음에 와닿았다.

가기 전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을 다시 보고 찾아갔던 곳.

설명이 많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던 책이었다면
이 책의 부석사에 대한 내용은
가서 보고 느낀 그때가 생생하게 다시 떠오를 만큼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읽어내려갔다.

매 장마다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는 내용들과 사진들.
당장 이번 주말부터라도
순서를 정해 떠나고 싶어지는 우리나라의 산사.

중국과 일본에 비해
너무 특징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의 무지를
안동 봉정사 편의 한 단락으로
우리나라의 산사를 설명해준다.

"우리의 전통음악에서는 음과 음의 사이,
통 회화에서는 여백을 더욱 소중히 여겼던 것처럼
전통 건축에서는 건물 자체가 아니라 방과 방 사이
,
건물과 건물 사이가 더욱 중요한 공간이었다.
즉 단일건물보다는
집합으로서의 건축적 조화가 우선이었던 까닭에
그 집합의 중심에 놓이는
비워진 공간인 마당은
리 건축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며 개념이 된다
."

가깝게 접할 수 있어서
그 소중함을 몰랐던 산사를 쉽게,
때로는 용어 검색까지 하며
즐겁게 독서할 수 있게  기회 주신
유홍준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건강 유지하셔서
북녘의 산사 편이 발행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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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저녁이 저물 때
예니 에르펜베크 지음, 배수아 옮김 / 한길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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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저녁이 저물 때
예니 에르펜베크 지음
배수아 옮김
한길사


"한 사람이 죽은 하루가
저문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저녁이
저무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시점과 서술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더 힘든 건
처음부터 던져진 아이의 죽음

"한 아기가 살아 있던
1초와
이제는 살아 있지 않은
1초 사이에는
얼마나 긴 순간이
가로놓였는가
그런 한순간과 한순간을
가르는 것이
정녕 시간일까
아니면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만 하는
그 무엇인데
아직 적당한 이름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일까"

아이만의 죽음이 아니었다.
시대와 세대를 거쳐
우연인지 필연인지
죽음을 맞이한 사람,
아니 여자에게
만약의 삶이 주어진다.

"저녁이 되자 할머니가 와서
그녀 곁 바닥에 앉아
손녀의 양말 신은 발을
허벅지에 올리고
손으로 따스하게 감싸니
그제서야 손녀는
아기가 죽은 이후 처음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변하지 않는 세상에서
단지 삶의 연장은 무얼 의미하는지

두 페이지를 한 번에 넘길 수 없었다

마음에 남는 문장들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어서...

"사람의 한평생은,
도주 계획을 좌절시킬 만큼
충분히 길었다."

"사람은 먹어야 한다는
단지 그 이유로,
그토록 많은 수선을
피우고 있어"

우리 할머니들이 그랬을까?

'얼마 전 돌아가신 내 할머니는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을 맞고 전쟁을 겪고
4.19를 겪고
암울한 현대사에 남편을 잃고
자식에 의지해 살다
군부독재의 종식과 민주화를 겪고
다시 어쭙잖은 시대에
의지하던 큰아들을 먼저 보내고
요양원에서 사시다
촛불을 맞이하고
영면에 드셨다.'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삶
책에 나오는 인물들 또한
공간은 달랐겠으나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겠다 싶다

끝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시간을
갖지 못했던 그들의 삶

"인간이 무엇으로
인간을 알아보는지,
난 잘 모르겠다.

...

인간,
그 얼마나
자랑스러운 이름인가"

한 줄 한 줄
소중하게 남은 글들은 많으나
잘 모르겠다.

난독증이라 생각들만큼
부족한 독해력일까?

집에서, 카페에서,
도서관에서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읽고 또 읽었으나
다시 읽어봐야겠다.

잘 모르겠다.


"4시 17분이다.
수많은 아침을,
그는 이렇게 이른 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

오직
그 혼자에게만 속한 시간.

그는 부엌으로 가서,
그곳에서 일생 동안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울 것이다.
콧물을 줄줄 흘리면서,
눈물을 꺽꺽 삼키면서,
인간이 슬픔을 발산하는 길은
정녕 이런 괴상한 소리와
부들거리는 경련 밖에는 없는지,
그는 스스로에게 물을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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