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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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서라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들을 만난다는 것은 몹시 설레는 일이다. 그래서 내 여행은 항상 이 책으로부터 시작한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서점 안을 서성이는 나를 상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껏 그 서점을 아름답게 지켜온 도시와 그 도시의 사람들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올해는 리스본과 포르토에 다녀왔다. 역시 사진으로만은 온전히 전해지지 않는 서점의 분위기가 책내음이 느껴졌다. 과연 내년에는 어느 도시의 서점에서 헤매고 있을까. 그 때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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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계단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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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문학을 좋아하게 된 한 소년이 성숙하고 온전한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10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기마다 겪을 수 밖에 없는 여러 고민과 문제들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다. 앎에 대한 목마름과 불편함을 감수하는 용기 덕분에 그 나름대로의 생의 의미를 찾게 된다. 그는 그러한 과정에서 만나게 된 책을 소개하고 문학을 시작으로 과학, 종교, 철학, 정치 등 어렵고 방대한 분야를 다룬다. 그럼에도 그에게 영감을 준 인물들과의 대화체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읽는 이로 하여금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어떤 방식으로 개인의 세계를 확장해 나갈 것인가를 보여주는 지도이다. 나만의 지도를 완성시키기 위한 열한 계단은 무엇일까? 저자는 묻는다.

그저 각자의 계단을 오를 뿐. 그 여행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 남을 것인지, 아니면 편안함을 떨쳐내고 불편한 세계를 향해 한 발을 더 내디딜 것인지. 하여 나는 행복한 사람인가 성장하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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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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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는 순간의 그 먹먹한 감정을 온전히 글로 옮기기엔 나의 표현력이 너무나 부족하다. 책 속의 시간은 우리의 믿음처럼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기억의 순서도, 말하는 화자도 한데 뒤섞여 있다. 처음과 끝은 맞닿아 있으며 결국 모든 것은 경계 안에 자리한 하나의 이야기다. 작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각자가 가진 기억의 무게는 동일할 수 있는지, 각자의 기억이 대립할 때 진실과 거짓을 판명할 수 있는지, 속죄와 구원 혹은 용서는 가능한 것인지. 질문에 대해 하나씩 답해 나가다 보면 마침내 궁극적인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나는, 그리고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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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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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목양면 교회에서 일어난 방화 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한 탐문수사, 즉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독자는 형사의 입장이 되어 각 인물들의 진술을 토대로 진범을 찾아 나서게 된다. 범인을 찾는 과정 뿐만 아니라 여러 인물들의 인터뷰 속 그들의 생생한 말투는 생동감 넘치고 찰지다. 특히 인터뷰의 내용이 자꾸만 산으로 가고, 동네 사람들에 관한 TMI를 전달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찌나 사실적인지. 다들 각자의 입장에서, 주관적으로 알고 있던 정보들과 경험한 일을 사실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마치 각자가 만지고 느낀 형태대로 코끼리를 설명하는 장님들 같아 웃프기만 하다.

우리나라에서 종교, 특히 기독교와 관련된 이야기는 매우 민감한 주제다. 그럼에도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라는 욥기 43장 통해 하나님을 인터뷰이로 등장시킨 작가의 패기(?)에 박수를 보낸다. 하나님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며 진솔하다. 모호하고 도무지 의도를 알 수 없는 질문들을 하며 계속 본인의 말을 들어보라고 하는 장면, 하나님 목소리가 안 들린다는 사람에게 '너도 혹시 누군가의 아버지냐'고 묻는 장면은 블랙 코미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하다. 특히 앞선 페이지에서 '아버지들은 아이 울음 소리를 못 듣는다'는 이야기가 나왔기에 더욱 날카롭게 웃긴다. 누군가에게는 신성 모독으로 다가올지도 모르지만 소설은 작가의 상상력이 반영된 하나의 허구에 지나지 않으므로 민감하게 반응할 일은 아니다. 되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현대판 ‘욥’ 의 모습을 통해 삶과 신, 혹은 종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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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2 01: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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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취향 -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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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렇게 자연스럽게, 맛깔나게 글을 잘 쓰는지 깔깔 거리면서 읽다 보면 금세 마지막 장이다. 글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작가가 눈 앞에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만 같다. 이야기 더 듣고 싶은데 책은 왜 이렇게 얇게 만들었는지 뾰루퉁해 있다가도 자연스레 다시 책을 뒤적거리게 된다. 그녀가 언급했던 여행지나 술집을 메모장에 적어뒀다가 꼭 가보려고.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의 발자취를 더듬는 일은 묘하게 설레니까.

그럼에도 책을 읽다 보면 너무나 배가 아프다. 질투 쌤이 나서 견딜 수가 없다. 그녀의 삶은 어딘가 허술한듯 하면서도 만족감이 느껴진달까. 아무리 좋은 것을 보고, 먹고, 들어도 어딘가 늘 공허하고 부족하게 느끼는 우리의 불행함이 그녀에겐 보이지 않는다. 역시 행복은 일상의 소소한 것을 대하는 감사와 만족의 문제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잠들기 전 나의 취향들을 꼽아 본다. 퍽퍽한 하루 안에 나의 취향들을 녹여 나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그렇게 행복한 순간들이 늘어나고 그런 순간들이 모여 행복한 하루들이 쌓여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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