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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평점 :
위험한 관계와 빅피쉬를 읽고 바로 팬이 돼 버린 더글라스 케네디..
올 9월에 출간예정이라던 모멘트는 10월이 다 되서야 출간 되었다..출간 되기전부터 예약 구매했으나..
이사 등의 이유로 이제서야..읽게 됐다..
난..위험한 관계처럼 해피엔딩을 기대했었는데.. 이 작품은 빅피쉬같은 분위기로 끝났다..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내게 이 작품은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마지막까지 읽은 후.. 슬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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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작품의 제목인 모멘트를 살리기 위해..애쓴 듯하다.
작품의 시작부분에서 토마스와 딸인 캔디스가 루터의 경구를 이야기 한다.
'Wie bald 'night zetzet' 'nie' wird.' (지금은 '아니'가 '전혀'가 되기란 얼마나 순식간인가)이 문장에 대해..그러면서 딸인 캔디스는 '삶이란 순간들이 모여 이루어지잖아. 오늘 이 밤, 이 대화, 이 순간, 이런 걸 빼면 뭐가 남아?'라고
토마스는 자신의 의미있는 모멘트를 되돌아 보듯..과거에 썼던..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과거의 기억과 추억이 만나는 자신만의 기록을 다시 읽게 된다..
그리고 그 기억 속 여 주인공의 마지막 편지도 읽게 된다. 여주인공인 페트라..그녀의 편지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우리가 순간을 붙잡지 못한다면 그 순간은 그저 '하나의 순간'에 불과 할 뿐이야. 그런 인생은 단지 의미 없는 시간의 흐름일 뿐이라 생각해"
그리고 맨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순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순간, 우리 앞에 놓인 순간,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찾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코 얻을수 없는 게 무엇인지 알려주는 순간. 우리는 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주 짧은 찰나라도 순간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울 수 있을까?
모멘트에 대한 메시지도 좋았고..전체적인 짜임새가 있는 작품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 작품은 어제 다 읽었었는데..
어제..사망 발표 된 김정일..
난..솔직히..북한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 통일에 대한 많은 일들을 해..그저 물질로만 돕고 있었지..잘 와 닿지 않았던거 같다.
그런데 이 작품 속..페트라의 동독 생활이 묘사 됐던 부분을 읽으며..
평화적인 통일이 왜 필요한지.. 공산주의 정권이 왜 무서운지..환경에 의해 어느정도까지 사람이 무너질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하게 됐다.. 가슴이 무너져내리고.. 미어지는 것 같았다..
통일을 다룬 책을 처음 접한 것도 아니었는데..통일에 대해 정말 많이 와 닿았다..
이 작품의 남 주인공인 토마스의 직업이 작가라서...작품속에는 종종 토마스가 작품을 다루는 모습이 나오는데..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나도 토마스처럼 글을 쓰고도 싶었고..페트라처럼 번역을 해보고도 싶었다.. 작품속 두 사람..참 멋졌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에 해박한 그네들이 부럽기도 했다..
토마스는 대학생이 된 자신의 딸에게 세상 밖으로 떠나라고 비행기권과 얼마의 돈을 선물한다. 여행을 하고..모험을 하라고..세상에서 무얼 하며 살아야 할지 찾으라고..
우리나라 부모들 같으면..돈을 다 대 줄 텐데..
토마스는 시드니 신문사에서 일하라는 이야기도 한다. 참 멋진 부모같다.
나도 예은이와 은재가..
대학생이 되면 토마스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표와 약간의 돈을 주며..세상에서 무얼하며 살지 찾으라고..
단지..외국에서 유학하며 공부하는 것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스스로 취직도 하고 돈도 벌면서 생활력을 기르라고 하는것이다.
앞으로는 평생직장의 개념도 없어지는데..
이 작품을 읽고
순간 순간을 소중히 여겨야 겠다는 생각도 했었고..
외국어를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도 했었고..
자녀가 좀더 넓은 사고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줘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그리고..
감상에 젖지 말아야 겠다^^* 현재..이 순간에 충실하자...